제주특별자치도가 내세우는 '세계환경수도' 비전이 현재 환경오염 현황으로 볼 때 공염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제363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이하 환도위)는 13일 업무보고 두번째 자리에서 도가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세계환경수도' 조성 사업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날 의원들은 제주도의 환경보전기여금과 쓰레기 정책을 두고 다시금 칼날을 세웠다.

▲이상봉 의원

이상봉 의원(노형동을, 더불어민주당)은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돈 때문이라고 접근한다면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온다"며 "제주 와서 본인이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할텐데 오는 사람에게 돈을 먹인다는 느낌이면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제주도가 환경을 어떻게 지킬지. 자구책은 무엇인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국회에서 법률 동의 구할 때 설득 논리가 된다"며 "정부측과 끊임없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상시적으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재활용도움센터가 현재 공원에 있는데 공원의 기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공원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기능을 하는 곳으로 본다"며 "그래서 재활용도움센터를 공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공원은 주민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기능이 있는 것인데 여기에 쓰레기장을 가져다두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제주가 환경수도로 가자고 하는데 다시 한번 접근을 개방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

박원철 환도위원장(한림읍, 더불어민주당)도 "행정 편의를 위해서 클린하우스 배출 시간을 정해놓고, 공원에 따로 재활용도움센터를 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양보 국장은 "분리배출시간을 정한 것은청소차의 청소시간과 분리배출이 혼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며, 재활용도움센터는 언제어느때나 버릴 수 있도록 마련하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박원철 위원장은 "환경기여금의 취지도 쓰레기나 상하수도, 교통 문제가 모두 관광객이 오기 때문에 불편하니 너희가 내놓아라 아니냐"며 "관광객과 도민에게 책임 부과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서 안창남 의원(삼양·봉개동, 더불어민주당)도 "제주도의 세계환경수도는 말만 앞서는 비전"이라고 지적했다.

▲안창남 의원

안창남 의원은 "하수도는 계속 기준치를 초과해서 바도로 흘러들어가고 쓰레기는 매립장이 넘쳐서 쓰레기장마다 냄새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 문제점을 제시했다. 안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을 낼 때도 세계환경수도는 불가능하니 현실적으로 동북아환경수도로 가자고 해서 당시 목표를 낮춰잡았었다"며 "지금대로라며 동북아환경수도마저도 힘들어보인다"고 한탄했다.

안 의원은 '거창한 말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현대화를 시급히 추진하고 관리시스템이 갖춰진 뒤에 할 이야기"라며 "지금 업무보고를 보면 세계환경수도는 말뿐이다. 차라리 하지 않는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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