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실시간뉴스
편집시간  2018.11.15 목 05:50
상단여백
HOME 칼럼 제주담론
[김봉현] 일본의 혐한, 그대로 두면 어떨까?김봉현/ 전 호주대사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9.06 06:30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김봉현/ 16회 외무고시 합격, 전 호주대사, 국립외교원 겸임교수, 제주대학교 초빙교수

일전에 모 일간지에 “일본의 혐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라는 칼럼이 게재되었다. 이 칼럼에 의하면, 일본의 혐한 분위기는 1990년대 초 위안부 문제가 대두되면서부터 점차 확산되기 시작하였으며 지금은 매우 우려스러운 형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일본의 혐한 분위기를 그냥 묵인한다면 나중에 과거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대학살과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고까지 하였다.

필자는 조금 다른 의견이다. 일본의 혐한 현상이 바람직하지 못하고 유감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좋을 것이다.

일본 경제는 1990년대부터 장기 침체에 들어갔고, 지금은 세계 3위의 경제 규모로 떨어지고 있으며 4위인 독일과도 큰 차이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이 아니며 앞으로 계속 떨어지면서 조만간 인도에도 뒤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2위인 중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고, 현재 중국 경제의 1/3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유엔 헌장에 나와 있듯이 아직도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국가의 군사력을 가지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 헌법을 수정하여 정상국가로 가려고 하지만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일본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과거 일본이 누리던 시절과 점점 멀어지는 현상을 고소하게 생각하면서 이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혐한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세계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되는 자해적인 결과가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의 세계가 일시적으로 비자유주의 국가들(예컨대, 러시아, 터키, 필리핀, 중국 등)의 등장으로 자유주의의 쇠퇴를 우려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세계는 다시 자유주의 정신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발전을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자유주의적 정신이 확산되는 것이 모든 인류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헤겔 철학이 주장하는 바이기도 하다.

자유주의 정신이 세계적으로 완전히 정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현재 국제사회에서 인권의 보장과 증진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하여 충분히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은 비단 한국인들만의 것은 아니다. 서구 선진사회에서는 모두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얼굴을 들 수 없는 치명적인 부끄러운 과거사이다. 이를 계속 부인하는 한,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항상 코너로 몰릴 수밖에 없다.

거기에 혐한 분위기가 일본에서 확산된다면, 이는 일본은 스스로 자해하는 행위가 된다. 서구 선진 국가에서는 인종혐오, 여성혐오 등 특정한 이유로 싫어한다고 표현하는 것, 즉 hate speech는 법으로 금하고 있다. 일본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있다고 하지만 크게 효과가 없는 모양이다. 우리는 일본의 자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

일본이 자해하도록 내버려 두자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물론, 일본의 혐한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이 과거의 영화를 되새기면서 현재를 한탄하고, 그 응어리져 가는 심리 상태를 혐한으로 풀어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가 다시 회복된다고 하지만, 일본이 다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서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군사력도 핵을 가지지 못하는 한, 그리고 유엔 헌장상 전범국으로 기록되어 있는 이상, 일본이 한반도를 다시 침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침공한다고 해도 1910년 당시와 같이 한국을 지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의 혐한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확장하고 강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경제가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혁신성장에 주력해 나가야 한다. 국내 취약 계층에 대한 복지를 확대해야 하지만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 발전의 기반이 약화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혐한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내에서의 이념적 문제의 분열을 우려해야 한다. 우리 국내 의견의 통합과 이를 바탕으로 한민족의 저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의 신뢰도, 그리고 개인 간의 신뢰도가 더욱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헬조선이라는 자학적인 말들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의 혐한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중국의 급부상과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준비해야 한다. 중국을 너무 좋은 이웃으로 인식하지도 말고 너무 나쁜 이웃으로 인식하지도 말자. 중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우리도 중국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되면 충분하다. 그러나 중국의 대두는 우리 경제에 기회이기도 하고 위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서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는 일본의 혐한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북한 핵과 미사일을 해체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북한의 핵은 통일을 위한 최대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은 한국 내 분열을 조장하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북한과 밀고 당기기를 잘 하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 내 국론을 통일시키면서 남북한 통일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자.

우리는 일본의 혐한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제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자. 국제사회가 직면한 글로벌 도전들에 대하여 한국이 제대로 기여해 나가자. 기후변화 문제,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난민문제에 대한 기여 등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모범국가로 자리 잡는 것이 일본의 혐한에 대응하는 것 보다 먼저일 것이다. 일본의 혐한? 그대로 두자.

 

 

6
5
이 기사에 대해

제주투데이  webmaster@ijejutoday.com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투데이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이유근 2018-09-07 10:39:31

    자존심이 타인에 대한 나의 가치를 내세운다면, 자존감이란 내 자신에 대한 나의 가치평가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자존심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남의 말에 일희일비한다. 그러나 자존감이 있는 사람들들은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일본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에 마음을 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는 일본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나 하는 것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상태가 더욱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까만 띠는 노란 띠가 앞에서 깝죽거린 때 웃어넘기지만 파란띠는 벌컥 화를 내며 주먹질하는 이치와 같다고 본다.   삭제

    여백
    여백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제주투데이 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무로 1길 5 정도빌딩 3층  |  대표전화 : 064-751-9521~3  |  팩스 : 064-751-9524  |  사업자등록번호 616-81-44535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01  |  등록일 : 2005년 09월 20일  |  창간일 : 2003년 07월 23일  |  발행·편집인 : 김태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태윤
    제주투데이의 모든 콘텐츠(기사)에 관한,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8 제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ijejutoday.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