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사관 포함 37개 단체 참가...작년보다 10여 단체 늘어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불법 시위-방해 불구, 700여 명의 퀴어행진 무사히 진행

일부 개신교인들 경찰차-행사 차량 앞에 드러눕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 연출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축제는 일부 개신교인들을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 세력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700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과 함께 제주시청을 돌아오는 행진까지 진행했다.(사진=김재훈 기자)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축제에는 미국대사관 등 37개 단체가 참가했다. 지난해 처음 제주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보다 10여개의 단체가 더 늘었다. 축제장을 찾은 도민들의 수도 늘어 지난해보다 더욱 활기가 넘쳤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 수는 연인원 800명(주최 측 추산), 주최 측이 직접 집계한 행진 참가자 수는 700여명에 달했다.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축제는 일부 개신교인들을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700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과 함께 제주시청을 돌아오는 행진까지 무사히 진행했다.(사진=김재훈 기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금지를 요구하며 개최한 이번 제주퀴어문화축제는 마냥 순조롭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행사 전날 밤부터 일부 개신교 신도 등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행사 방해 시도가 그치지 않았다. 도 내외에서 모여든 성소수자 혐오 세력은 행사 전날인 28일 밤부터 신산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이에 제주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은 “혐오세력이 행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하려고 알박기를 하려고 한다”며 신산공원으로 모여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은 다행히 경찰이 미리 집회 신고를 한 제주퀴어문화축제 주최 측 관계자들을 보호하고 혐오세력의 접근을 차단하며 큰 물리적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축제는 일부 개신교인들을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700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과 함께 제주시청을 돌아오는 행진까지 무사히 진행했다.(사진=김재훈 기자)

제2회째를 맞아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알려진만큼 성소수자 혐오세력들도 또한 조직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예장통합제주노회장로회 주최로 개신교인들이 제주시청 앞에 결집해 집회를 열기도 했다. ‘평화의 섬 제주를 지키는 선교대회’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제주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위한 맞불집회의 성격을 보였다.

도내외에서 모인 개신교인 등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불법 연좌시위로 인해 제주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의 행진이 한 시간 가까이 늦어졌다.(사진=김재훈 기자)

집회가 끝난 뒤 개신교인 등이 포함된 성소수자 혐오세력은 신산공원으로 찾아가 오후 4시 예정이던 제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의 행진을 방해하기 위해 공원 입구에서 불법 연좌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불법 시위에 대해 수차례 고지하며 해산을 명령했으나 이들은 따르지 않았다. 예정된 제주퀴어문화축제 행진 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경찰이 불법 시위 중인 이들을 고착한 뒤에야 제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행진을 진행할 수 있었다. 700여 명에 이르는 행진단은 신산공원에서 제주시청 교차로를 돌아 다시 신산공원으로 돌아갔다.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임 '무지개예수'의 깃발.(사진=김재훈 기자)

행진 중에도 개신교인들이 포함된 성소수자 혐오세력은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트럭 밑으로 기어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퀴어문화축제 측의 문제로 둔갑시키는 가짜뉴스까지 만들어졌다.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도로로 나와 행사 트럭 밑으로 기어들어간 이 개신교인에 대해 <크리스천투데이>가 제주퀴어문화축제 측 차량이 개신교인을 덮쳤다는 가짜뉴스를 써서 유포했다. 소수에 대한 혐오를 신앙의 힘으로 삼는 개신교인들과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크리스천투데이>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격앙된 개신교인들은 행진을 방해하기 위해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도로로 뛰어들어 경찰차 및 행사 차량 앞에 드러눕거나 그 밑으로 기어들어가기도 했다.(사진=김재훈 기자)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추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행진단에게 욕설과 비아냥을 내뱉는 일도 다반사였고, 한 남성이 여경찰들의 몸을 밀어대다 경찰의 제지를 받으며 물러서기도 했다. 성소수자 혐오 세력이 내뱉는 말들은 정제되지 않았다. 행진 내내 욕설이 이어졌다. 한 개신교인은 행진단 사회자를 향해 ”너 엄마아빠 없지?”라는 말을 비웃으며 내뱉기도 했다. 또 성소수자 혐오세력은 나이 어린 아이, 청소년 들에게 피켓을 들게 하고, 어른들을 따라 혐오발언을 내뱉는 걸 마냥 지켜보기도 했다.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축제는 일부 개신교인들을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700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과 함께 제주시청을 돌아오는 행진까지 무사히 진행했다.(사진=김재훈 기자)

이날 축제에는 성소수자부모모임도 함께 했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자녀가 커밍아웃을 하거든 혼자 힘들어하지 마시고 성소수자 부모모임을 찾아오세요. 저희도 많이 힘들었지만 이 모임을 통해 큰 힘을 얻었어요."라고 말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 당사자들만이 아닌 성소수자 부모들이 겪는 고통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행진을 마친 제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두 번 이어 부르며 이번 제주퀴어문화축제를 마무리했다. ‘다시 만난 세계’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다시 만난 세계

-소녀시대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눈을 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너를 향한 내 눈빛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만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라면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마음까지

시선 속에서 나는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수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나 너 함께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만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길은

알 수없는 미래와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입은 내 마음까지

시선 속에서 나는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수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나 너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이렇게 까만밤 홀로 느끼는

그대의 부드러운 숨결이

이 순간 따스하게 감겨오는 모든 나의 떨림 전할래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널 생각만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이 순간의 느낌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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