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통역 봉사자 이수목 님(사진=김재훈 기자)

-일본어 통역 봉사를 하고 계신데 일본어를 전공하셨나요? 아니면 외국에서 오래 사셨다거나.

2000년도,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여성도민을 위한 강좌에서 원어민 수업을 직접 받는 계기가 있었어요. 영어를 하고 싶었는데, 인원이 다 차서 일본어를 배웠죠. 대학생 때 일본어를 강의를 듣기도 했지만 20년이 지난 터라 히라가나도 다 잊어버린 상태였어요. 무턱대고 수업을 신청하고는 일본어 가이드 등 학생들 사이에 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공부를 했죠. 1년 만에 일본어능력시험 2급을 통과했어요. 이듬해 1급에 도전해서 떨어지고, 그 다음해에 합격했죠. 유효기간이 1년이에요. 몇 년 동안 계속 도전하면서 해마다 목표 점수를 높였어요. 통역자원봉사 활동은 2001년부터 시작했어요.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활동도 함께 했죠.

-마흔이 넘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시고, 실력을 키워 자원봉사까지 하고 계신 거네요?

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 저녁에 여가 활동으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사회 봉사활동을 하게 된 거죠.

-제주여성 외국어 자원봉사회에 대해 살짝 소개해주세요.

2000년 6월에 일본어 원어민 강좌를 수료했어요. 때 마침 제주여성외국어자원봉사회가 발족하고 2000년도 10월 창립총회를 개최했죠. 2001년도에 세계베드민턴 대회부터 시작해, 각종 스포츠 대회 컨벤션센터나 웰컴센터 등에서 진행되는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2002년도에 월드컵이 있었죠. 그때 관광지 안내도 맡았어요. 또 요식업 등 외국인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요식업 등 서비스업 매장에 책자와 안내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고요. 환경정화 활동, 장애인 체육대회 등에 봉사하러 나가기도 해요. 각 관광지에서 외국인들에게 쓰레기봉투를 나눠주면서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어요. 현재 활동하시는 분들이 100여명 정도 돼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셨는지요.

2002년 월드컵, 2003년 섬문화축제에 봉사활동을 할 때 공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안내하면서요. 특히 섬문화축제 때 평일엔 일하고 주말 이용하며 봉사를 하다보니 감기에 걸리기도 했지만 보람이 있었어요. 일본어 공부를 늦게 시작했잖아요. 마흔 넘어서. 2001년도부터 3년간 일본영사관에서 진행하는 일본어 수업을 받기도 했어요. 프리토킹 반이었고요. 시험을 봤는데 성적이 좋아서 가장 나이가 많았는데 대학생들과 같이 일본을 가는 기회도 있었어요.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또 일본으로 건너간 1세대 제주교포들께서 제주로 오실 때가 있었어요. 고향을 돌아볼 겨를도 여유도 없던 분들이시죠. 그분들이 제주에 오셨을 때 우리 봉사회에서 일대일 대인 봉사를 했어요. 제주어를 완전히 잊어버린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어르신들께서 눈물을 훔치시는데 그때 가슴이 저릿저릿했어요. 그 때 뵀던 분이 작년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외국어와 자원봉사 두 마리 토끼를 잡으신 셈인데요. 봉사 시작하려는 분들께 한 마디 해주신다면?

전농로에 있는 제주외국어학습센터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4년 됐어요. 실력 있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계세요. 많이들 이용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기회들을 찾아 외국어도 공부하시고, 능숙해지신 분들께서는 자원봉사도 함께 하면 어떨까요. 우리 제주여성 외국어 자원봉사회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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