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치열했던 삶의 경쟁은

가을이 되면서 보상을 받는 듯 가을빛이 내려앉았다.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던 그늘나무는 단풍바다를 이루고

황금빛으로 제주를 수놓는 감귤나무숲

밤이 길어지면서 꽃을 피우는 정감이 묻어나는

들국화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났다.

제주 숨결을 담은 포근한 능선의 한라산

파란하늘 밑 가을빛에 물든 동화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낭만과 향기가 묻어나는 가을 들국화길...

들국화는 쑥부쟁이, 구절초, 벌개미취, 산국, 감국 등

산과 들에서 야생으로 피는 국화 계통의 꽃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노오란 물감을 뿌려놓은 몽돌해안

달그락거리는 돌 부딪히는 맑고 경쾌한 소리

가지마다 풍성하게 달린 감국과 산국이 어우러져

가을을 노래하는 들국화의 소박하고 그윽한 꽃향기는

솔빛 바닷가를 온통 샛노란색으로 물들인다.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친근함이 묻어나는 들국화의 은은한 향기는 숨 쉴 때마다

가을,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을 안겨준다.

가을철 밀원식물 '감국(甘菊)'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가을 산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늦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감국은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숲의 가장자리나 길가에서 많이 보이지만

산국에 비해 바닷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식물 전체에 짧은 털이 보이고

어긋나는 잎은 깃꼴로 깊게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보인다.
자줏빛을 띠는 줄기는 여러 대가 모여나고 아래쪽은 땅에 닿는데 가지는 갈라진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길게 뻗고, 번식은 근경이나 종자로 한다.

꽃은 10~12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서 산방꽃차례로 달리는데

두상화는 황색으로 진한 향기가 좋고

12월쯤에 맺는 열매는 수과로 작은 종자들이 많이 들어있다.

감국은 산국에 비해 꽃이 크고 자줏빛 줄기가 길다.

설상화(혀꽃)는 통상화보다 길이가 같거나 긴 모습으로 구별할 수 있고

꽃잎을 따서 씹으면 입 안에 그윽한 향과 달달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자연교잡이 이루어지면서 자연 속에서

변이되는 모습은 늘 헷갈리게 한다.

단맛이 나는 국화라는 뜻의 감국은 향기가 좋아

그 꽃으로 국화주를 빚고 꽃 말린 것은 차나 술에 넣어 마시고

가을에 피는 어린꽃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전을 부쳐서 먹기도 한다.

청량한 하늘과 눈부신 햇살, 그리고 솔빛바다

바닷가 바위 절벽을 타고 위험한 곡예를 즐기는 듯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해안을 노오란 물감을 뿌려놓은 듯 막바지 가을 기운을 머금은

소박하지만 단아한 모습과 진하고 은은한 꽃향기는 눈과 코를 무디게 한다.

가을의 전령사 들국화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감국(甘菊)은

꽃말이 말해주듯 가을 향기, 순수한 사랑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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