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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주 발전을 위한 제언 '신뢰회복이 최우선'박영조 전 JCC 회장, 본지와의 특별 인터뷰
제주투데이 | 승인 2019.01.08 07:09

5조2000억원의 제주 최대 규모의 투자 사업인 ‘오라관광단지’의 사업자였던 박영조 전 JCC 회장이 최근 [제주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제주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밝혔다. 박 회장은 중국 국적의 재중동포에서 한국으로 귀화해 제주에 살고 있다.

Q. 오랜만입니다. 새해 인사말을 부탁드리며, 지난해 연말 신문에 의견광고를 내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 지난해는 어느 때 보다 도민들에게 힘들고 어려웠던 한 해였습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좌절감도 크고 일자리 걱정도 많았던 해였습니다. 국가도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제주도만 놓고 봐도 도민들 삶이 팍팍해지고 대내외 신뢰성이 추락해 투자는 없고, 자본이 떠나간 시기였죠.

의견광고를 낸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제주 문화에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할까 옳은 말을 하지 않는 문화가 있습니다. 바른말을 할 때도 다른 사람 눈치를 보죠. 그러다 보니 정의로운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여러분이 하고 싶은 말씀을 대신해서 의견광고를 냈습니다. 우리 모두가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며, 새해는 도민 모든 분의 가정이 행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

Q. 원희룡 도정 2기가 출범했습니다. 원 도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늦게나마 원 도정 2기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많은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1기 도정은 지사님의 행정 경험 미숙으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죠. 정치인은 입으로 하지만 행정은 법으로 합니다. 미래의 큰 꿈을 꾸느라 정치 행보에 치중하시지만 67만 도민의 꿈부터 실현해야 하지 않을까요. 2기 도정이 몇 개월 지나지 않았는데 블록체인 특구, 외국인 의료기관, 행복주택, 신화련, 오라관광단지 정책추진을 보면서 크게 실망했습니다. 아직도 정치행보로 ‘법치’와 ‘인치’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어 놀라고 있습니다.

Q.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제주오라관광단지를 기획하셨는데 제주도 투자매력은 무엇인지요?

☞ 제주도는 한・중・일 3국의 중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습니다. 이들 3국의 인구는 15억이 넘습니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행거리 2시간 이내에 인구 백만 이상의 도시는 60개가 넘고, 천만 이상의 도시는 5개입니다. 가장 소비잠재력이 큰 지역들이 포진하고 있는 거죠. 제주도는 자연환경에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주도 투자유치법 일관성과 전임 도정의 지사님들께서 투자유치를 위해 밤낮없이 뛰시는 걸 보고 제주도의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Q. 오라관광단지는 2017년 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조건부 통과 후, 법에 없는 자본검증에 들어가면서 박 회장님께서 그만두셨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였습니까?

☞ 제주오라관광단지를 2014년부터 세계적 랜드마크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원 도정 들어와 일부 여론에 갈팡질팡하더니 급기야 법 절차대로 추진 중인 오라관광단지를 무법적 절차로 사실상 중단시켰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죠. 이런 예측불가능한 상황에서 사업계획을 세울 수도, 글로벌 자본을 유치할 수도 없는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보시죠. 기자님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하시겠습니까? 정부가 나서서 법을 어기는데, 어느 누가 이런 정부를 믿고 투자를 하겠습니까. 제주도민이라면 투자를 하겠습니까?

Q. 원 도정이 들어오면서 제주도의 투자 유치 성적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현재 투자유치 성적표를 아십니까? 우리나라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는데 제주도만 급감했습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투자유치 현황을 보면 2015년 10곳에서 16년 2곳, 17년 1곳, 18년 실적은 제로입니다. 심각한 상황이죠. 제주도 투자실적은 중국자본의 집중 투자로 2016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작년 상반기는 급락해 올스톱입니다. 사실상 외국인 투자유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신화역사공원 투자를 빼면 제로입니다. 지사님께서 임기 4년 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한 투자유치 다변화가 있었는데요. 유럽, 미국, 중동 지역자본과 첨단산업 투자유치였죠. 원 도정 내내 실패했습니다.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은 주관적 의욕이었지요. 민선7기에서도 의욕만 앞세우고 있어 걱정입니다.

Q. 원희룡 도지사께서 신년사를 통해 새해는 민생경제와 일자리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대통령까지 나서서 민생과 일자리 심각성을 우려하고 계시는데요. 도지사께서도 제주도의 심각성을 체감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대통령께서는 2일 신년회 자리에서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 가운데,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강조하셨죠. 민간기업 투자로 경제활력을 찾겠다는 절박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제주도정의 방향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기업투자없이 세금으로 하는 일자리 정책과 복지정책을 발표하셨는데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는 의문입니다. 기업의 투자없이는 세원이 없고, 세원없이 세금이 없는데, 세금에 치중한 공공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죠. 세금이 만병통치약이 아닌데 말입니다.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고 대통령도 강조하셨지만, 제주도는 세계적인 투자유치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지요. 청년들이나 젊은층이나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입니다. 그들에게 진짜일자리를 제공해야죠. 인재양성 예산 투입도 그렇습니다. 일할 곳은 없는데 인재만 양성하면 청년들에게 더 큰 좌절감을 주지 않겠습니까. 적재적소의 인재양성도 기업이 잘하지, 세금으로 인재양성을 하겠다는 정책은 과거 개발시대 생각이죠. 신화역사월드 사례를 보지 않았습니까. 기업을 괴롭힐 게 아니라 애정을 갖고 동반성장해야 합니다. 신화역사월드보다 더 좋은 자본들이 투자해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면 젊은이들이 왜 제주를 떠나겠습니까. 혈세로 편한 정책만 추진하다가는 위기가 더 심화될 수 있어 걱정이 큽니다.

Q. 최근 제주도는 미래성장을 위해 블록체인-암호화폐 특구지정을 받기 위해서 원 지사께서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 세계 대다수 국가가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암호화폐와 ICO 회사들이 신뢰성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신뢰성을 확보하기 전에는 어느 정부든 허가를 해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암호화폐 특구가 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인력, 생태계, 법적 허가란 3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현재 제주도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주도 경우는 관광산업이 질적 발전을 하면 다른 산업이나 IT(정보기술)산업도 동반 발전하게 되어있습니다. 외골수로 정책을 추진하다가 ‘닭 쫒던 개 지붕쳐다 보는 상황’이 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량 기준 1위 거래소는 바이낸스입니다. 중국자본이죠. 암호화폐의 세계적 흐름과 각국 규제 및 우리 정부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암호화폐 생태계 상 제주도가 특구가 되는 건 어렵습니다. 중앙정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Q. 외국자본, 특히 중국자본에 대해 ‘중국자본=난개발’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가 있는지요?

☞ 좋은 지적입니다.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중국자본의 제주토지 소유면적은 전체 0.5%로, 중국자본이 난개발이란 생각은 잘못 보는 관점입니다. 난개발 이전에 ‘난허가’가 근본 문제입니다. 장기적인 도시발전 계획이 없이 정부가 무분별한 개발허가를 해주니 ‘난개발’이 생긴 겁니다. 앞으로 장기적인 도시발전 계획을 갖고 허가를 해주면 ‘난개발’이란 말은 나올 수 없습니다. 대규모 투자는 법 기준과 규제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난허가’를 준 정부가 먼저 반성할 문제입니다. 또 하나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오랜 기간 도민들에 의해서 지하수 오염과 해안가, 중산간 난개발도 야금야금 계속되어 왔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듯이 청정자연을 훼손한 이 문제도 심각하죠.

Q. 국제자유도시 출범 19년이 지났지만 정치권이나 도민사회 일부에서는 개방과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현재는 지구촌 시대입니다. 전통은 지키고 계승하되, 개방과 혁신에 대한 배타성은 위험합니다. 우리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국제자유도시 제주도가 고립된 섬 갈라파고스처럼 될 수는 없습니다. 글로벌시대는 남보다 먼저 발걸음을 내딛어야 합니다. 정치권이 앞서고, 도민들이 다 함께 참여하는 의식개혁이 필요한데 원 도정 들어와 고립을 자초하고 있어 우려가 됩니다.

정치권, 도민들도 개방하고 포용하는 국제적 기준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끼리 하려면 세금으로 다 해야죠. 제주도가 혈세를 대거 일자리 창출에 투입한다고 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닙니까. 고용 여건이 나지기는 커녕 타 시도에 비해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이죠. 투자유치를 4차산업으로 다변화하고, 북미, 인도, 일본, 아랍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도 그렇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그냥 퍼다 주는 기업이나 투자는 없습니다. 국내외 투자기업을 내쫓으면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방향은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 제주 경제지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제주도가 무늬만 국제자유도시로 허상만 있으니 걱정입니다.

Q. ‘외국인의료기관’ 허가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원 지사님에 대해 한 말씀하신다면.

☞ 안타깝습니다. 지사님께서 처음부터 법대로 하면 될 걸, 법과 절차에 없는 공론화를 한다니 뭐니 하면서 사회혼란만 일으켰네요. 허가내용을 보니 절름발이 허가란 느낌입니다. 정치적 시각으로 판단하시고 발언하는 바람에 도민사회의 갈등과 혼란만 키우고 있습니다. 결국은 사업자나 도민 모두를 희롱한 결과가 되니 여기저기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법과 절차를 지키면 될 것을 아쉬웠습니다.

Q. 원 도정은 지난해 12월27일 자본검증위원회 4차 회의를 개최해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확충 입증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총 사업비(52,180억원)에서 분양수입(18,447억원)을 제외한 10% 해당액 3,373억원을 올 6월 말까지 도가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별로 생각할 건 없습니다. 저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습니다. 기사를 접한 분들의 첫 마디가 글로벌 시대에 국제자유도시에서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질 수 있는 것에 놀라워 했습니다. 얼마 전 지사님께서도 말을 뒤집으면서까지 녹지그룹의 외국인 의료기관을 허가한 이유를 국제신인도 하락과 법 준수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3,373억원 요구는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강점기와 전쟁 때 말고는 없는 일이죠. 세계적으로도 없는 일입니다. 이번 조치로 국제신인도는 회복 불능의 사태로 치닫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도지사의 행정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는 여론입니다. 이번 조치가 행정수반인 도지사의 법 재량권을 넘어서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인데요. 요즘 적폐청산이란 뉴스가 많이 나옵니다. 대표적으로 재임시절 행정재량권을 일탈해 직권남용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지요.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면 위법을 저지르는 것이란 시각입니다. 게다가 자본검증위원회가 법률불소급이란 원칙을 어기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불법을 행하는 중이죠. 아무래도 행정이 나서서 법을 지키지 않다 보니 제주사회가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는 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도민으로서 하루속히 제주도가 안정을 찾길 바랍니다.

Q. 끝으로 제주도 미래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 두 가지 정도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법과 제주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투자실적은 추락했습니다. 심각한 상황이죠.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급한데, 갈팡질팡하는 정책은 도를 넘어섰습니다. 투자기업은 쫒겨 나고 관광경쟁력은 떨어지는데 누가 제주를 방문하고 투자하고 싶겠습니까? 원 도정 출범 후 나타난 현상인데, 해외에서는 싸늘한 시선과 소문이 파다합니다. 정부 신뢰성, 법의 안정성, 행정 일관성을 지켜야 하는데, 허물어진 상태라 미래는 어둡습니다.

두 번째는 도내 고용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관광 관련 서비스업과 건설업입니다. 제주관광산업이 외형적으로 확장했지만 저가관광·양적관광으로 질은 떨어지고 불만은 높아졌습니다. 우후죽순 난립한 관광시설의 구조조정과 질적관광으로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대외적으로 제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야 합니다. 수십 년 동안 변함없는 관광에서 휴양·쇼핑·마이스·문화 등의 융합관광으로 질적 경쟁력을 창조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최초, 세계 최고의 관광인프라 조성과 글로벌 랜드마크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발등의 불인 시급한 과제로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 문제 등 기본적 인프라 시설부터 해결하고 나서 차근차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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