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2019년 12월 1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온 세상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야생동물을 약용이나 특식으로 먹는 중국 사람들의 특성이 사스와 같은 인수공동전염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에도 박쥐에서 비롯한 변형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전염병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호흡기 전염병은 전파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초동 대처가 매우 중요하나 중국 당국이 초기에 사태를 축소 은폐하는 바람에 일이 커지게 되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은 결핵이나 홍역, 수두 등 공기매개전염병과는 달리 콧물이나 침 등 비말에 의해 전염되는 것이어서 환자와 접촉자들이 개인위생만 철저히 지키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선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가능한 한 삼가야 하고, 음압시설이 되어 있는 격리병실에 입원하여 치료 받아야 한다. 위험지역을 다녀온 분들도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하며,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꼭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이 날 경우는 꼭 손수건이나 옷소매로 입을 막아 침이나 콧물이 주위에 퍼지지 않게 해야 한다. 손에 균이 묻어 퍼질 수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하여 기침을 한 후에는 꼭 손을 비눗물이나 알코올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비눗물로 씻을 때는 적어도 40~60초 동안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하고, 알코올로 씻을 때에는 손 전체가 소독이 될 수 있도록 하며 저절로 마를 때까지 딱지 말아야 한다. 수도꼭지를 씻는 것 또한 게을리 하면 안 될 것이다. 혹 이런 분들 중에서 열이나 기침, 가래가 나든가 목이 아프면 자기 멋대로 해열제를 먹지 말고, 일반 병의원을 방문하는 대신 1339나 지역 보건소로 문의한 후 지시에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일반 사람들도 외출을 삼가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갈 때에는 환자가 섞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손을 대는 문의 손잡이나 수도꼭지를 만졌을 때와 악수를 하였을 때에는 필히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주의할 것은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만진다든가 코를 후비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고장에서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특히 중국 사람들 왕래가 잦은 우리 제주도민들은 이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은 그 전파력과 위험도가 SARS(사스)나 MERS(메르스)의 중간 정도라고 중국 당국은 밝히고 있으나, 2003년에 사스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161일 만에 2700명이 감염되었고 155일 만에 사망자가 80명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56일 만에 2700명이 감염되었고 56일 만에 사망자가 80명에 이르렀다고 하며, 영국의 당국자는 다음 달 4일이 되면 감염자가 20만 명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27일 하루에 확진 환자가 1774명이나 증가하였고 사망자도 26명이나 늘었다고 하니 주의를 더욱 기울여야 하겠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전파력도 문제가 될 것이나 발생 초기에 중국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더 큰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문 대통령께서는 국민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말 것을 당부한 바로 다음에 네 번째 환자가 무증상으로 공항 검역대를 통과하고 7일이 지나서야 격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설 연휴에 우한 지역에서 6400명이나 입국하자 부랴부랴 우한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전수조사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사후 약방문(死後 藥方文)이 아닐 수 없다. 이 6400명이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접촉을 하였을까 생각하면, 과연 약방문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 우한이 봉쇄되기 전에 이미 5백만 명이 우한을 빠져나갔고, 중국 곳곳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우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만 검사한다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아직 세계적 유행을 선언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과 몽고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서 중국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 않으니, 우리가 먼저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 제주도는 비자 없이도 입국이 가능한 지역이니 제한하기가 더욱 어렵지 않을까 한다. 또 우한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들을 전세기로 귀국 시키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감염자가 끼어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다행히도 정부에서는 이들을 국가시설을 이용하여 전원 14일 동안 독방에 격리시킬 예정이라고 하니 설사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다만 지금이야 환자가 몇 명 되지 않으니 음압병실에 격리시켜 치료할 수 있으나 조만간 병실 부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한 가지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문병하는 것이다. 입원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해 있기 때문에 얼마 안 되는 균이 침입해도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입원환자 한 분이 감염되면 바로 병원 내의 환자들에게 집단 감염 시킬 위험이 매우 높다. 우리 병원에서는 이번 구정 기간에 방문객들을 위해 마스크를 1000매 준비했는데 동났다고 하니, 이렇게 방문객이 많으면 병원이 안전할 수가 없다. 당분간 환자 방문은 자제하여 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마스크를 줘야만 쓸 것이 아니라 본인이 사용할 마스크는 스스로 구입한다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결국 온 국민이 철저히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 이상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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