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의 일을 냅니다' 저자 이현우(사진 jobsN)

이효리가 떠난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에 게스트하우스 ‘아무렴 제주’로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전직 드라마PD 이현우의 드라마 같은 에세이 ‘십분의 일을 냅니다’가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드라마PD 일을 그만두고 차린 을지로 와인 바 ‘십분의일’ 사장의 업무 일지다.

‘퇴사가 유행인 시대에 때마침 자신 역시 회사원 체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사직서를 내고, 오랫동안 꿈꾸던 일을 이루기 위해 거침없이 도전하고 무수한 역경을 거쳐 오직 차별성과 실력만으로 성공했다’는 진부한 이야기는 아니다.

대신 와인 바를 하게 된 우연한 계기부터 다사다난과 우여곡절이 거듭된 준비 과정, 가게를 오픈하고 난 이후의 일상들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담아 냈다.

저자는 독자들이 ‘음, 세상엔 이렇게 먹고사는 사람도 있구만’ 하는 마음으로 재밌게 읽어주길 바라며, 유쾌하고 위트 있게 이 글을 써 냈다.

열명의 젊은이들이 만들어 운영하는 와인바 '십분의일'의 업무미팅 모습(사진 이현우)

‘십분의일’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젊은이들이 모여 운영되고 있다. 우선 사장이 열 명이라는 것, 그다음은 열 명의 사람들이 매월 월급의 10%를 내고 수익은 동일하게 나누어 가진다는 것이다. 각자 본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내야 하는 월급이 저마다 다른데도 말이다. 단순히 돈을 벌고 싶어 동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기 위해 모인 이들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며 3년 넘게 함께하고 있다. 때로는 구질구질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잘한 일들,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꽤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통해 일, 사람, 돈 그리고 꿈 아니면 로망 같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저자인 이현우는 “드라마PD로 일하다 퇴사하고 옛 스터디 동료들과 함께 ‘청년아로파’를 결성해 을지로에 와인 바 ‘십분의일’을 차렸다. 바에 앉아서 글을 써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와인이 잘 팔려서 계속 와인 바 운영하다 보니 아직 드라마는 못 썼지만 드라마 같은 에세이 ‘십분의 일을 냅니다’를 쓰게 됐다. 이번에 제주에 게스트 하우스 ‘아무렴 제주’를 멤버들과 함께 만들었다. 여전히 드라마를 좋아하며, 앞으로도 무언가를 실험적으로 계속 만들어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게스트하우스 '아무렴, 제주' 전경

저자는 청년아로파 멤버들을 비롯해 ‘십분의일’을 찾아주는 손님들까지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많은 걸 배웠고, 성장할 수 있었다. 조금은 낭만적이면서도 굉장히 현실적인 이 모든 일들은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같이 해낼 수 있었다.

‘혼자’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지 오래지만, 역시나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야 든든한 법이다. 오히려 함께일 때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나의 삶에서 중요한 건 무엇인지, 또 지켜야나가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게 될지도 모른다.

이현우 전직 드라마PD의 신간 ‘십분의 일을 냅니다’는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에 더없이 좋은 삶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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