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고을, 정의골'이라 불리는 성읍리 

약 500년 동안 정의현의 현청 소재지였던 유서 깊은 마을이다.

성읍 민속마을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일대로 

조선조 태종 16년(1416년) 성산읍 고성리에 설치되었던 정의현청이 

너무 구석지고 태풍의 피해와 왜구의 침범이 잦았으므로 

조선조 세종 5년(1423년) 이곳으로 옮겨진 이래

정의현의 도읍지로 번성하였던 성읍은 평범한 농촌마을의 길로 접어들고 

정의고을이었던 성읍은 표선면 면소재지로 전락되었지만 역사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중요 민속자료 188호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되었다.

[영주산]
[메밀과 띠]

정의 성문을 지키던 수문장 돌하르방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마음의 고향처럼 다가오는 영주산 

정의현의 도읍지로 번성하였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정의골 

조금만 걸어도 등이 따끈해지는 하얀 메밀 향기 짙어가는 오월, 

근민헌을 시작으로 정의현의 옛터를 걸어본다.

[근민헌]

근민헌은 정의현감이 집무하던 청사로 현재의 군청과 같은 건물이다.

처음 정의현 치소(治所)는 성산면 고성리에 두었으나

왜구의 침입이 잦아 1423년(세종 5년)에 현 위치로 옮기고 석성을 축조하였다.

1914년 정의군과 대정군이 폐지되어 남제주군에

합병될 때까지 정의현의 중심이었다.

지금의 건물은 옛 건물을 헐고 조선시대의 건물을 고증하여 2014년에 복원했다.

[안할망당(관청할망)]

정의고을(정의현청 소재지)의 대표적인 무속신앙의 기도처로 

고을의 관청 안에 있다 하여 '관청할망'으로 불리고 있다.

노거수 팽나무를 신목으로 하여 기왓장 위에 비녀, 옥구슬 등을 놓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고 

주민들의 안녕과 신수를 기원하는 곳으로 이용해 왔었다.

[멀구슬나무와 팽나무 아래 '메밀']
[성읍리 천년 팽나무]

제주 성읍리 느티나무 및 팽나무군(천연기념물 제161호)

 느티나무와 팽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마을 어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정자나무로 널리 심어졌고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바닷바람에도 끄떡없는 팽나무는 제주어로 '폭낭'이라 하는데 마을마다 그늘나무로 많이 심어졌다.

천년 팽나무가 자람 터가 되어버린 '석곡'이 시선을 제압한다.

[석곡]
[마방터]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이 지는 큰 키 나무로

목재가 단단하고 아름다워서 예로부터 건축재와 가구재로 많이 쓰였고 

제주어로 '굴무기낭'이라 한다.

[술 다끄는 집]

제주도는 논이 매우 귀한 섬이라 쌀로 술을 빚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밭곡식인 조(좁쌀)를 술 재료로 써왔다.

오메기술은 선조들이 좁쌀로 빚은 농주인 좁쌀막걸리를 일컫는 말로 

좁쌀을 빚어 술떡을 만들고 누룩으로 발효하는 제주의 전통 민속주이다.

옛 술맛을 보존 및 발전시키기 위해 전통 방식으로 술 만드는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말방아]

농촌지역에서 곡식을 찧거나 빻을 때 사용한 생활용구로 

육지부의 연자방아와 같은 형태이나 주로 말의 힘을 이용했으므로 몰방아라고 한다.

[동문]
[정의골 돌하르방(동문)]

정의골 돌하르방(동문)은 정의현성 동문 입구에 세워져 있으며 

동문 앞 좌우에 각각 2기 씨 세워져 있고, 높이는 121~160cm 정도로 각기 다르다.

[팽나무에 터를 잡은 생달나무]
[제주 성읍 마을 '한봉일 고택']

중요 민속자료 제71호로 지정 

한봉일 고택은 19세기 중엽에 지은 초가로 

안거리(안채), 밖거리(바깥채) 및 대문간으로 구성되었다.

안거리는 작은방이 있는 한라산 남쪽 지역의 전형적인 특색을 나타낸다.

대문간은 좁은 골목을 만들어 대문을 대신하는 올레를 만들었다.

[들꽃이 아름다운 올레]
[성읍교회]

대한제국 시대에 건립된 성읍교회는 

이기풍 선교사가 세운 7개의 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중 하나로 

제주도에서 2번째로 세워진 유서가 깊은 교회다.

[제주 성읍 마을 '객주집']

국가 민속 문화재 제68호로 

제주 성읍 마을 객줏집은 예전 정의 고을의 객사 앞에 자리하고 

본래 객줏집이었다고 전해진다.

18세기 말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가옥은 

정의고을의 중심가에 있으면서 제주 농가의 구조를 갖추었으며 

객줏집으로 이용되었다는 점에서 당시의 생활사를 잘 보여준다.

[통시]

제주 지역의 전통 건축에서 

변소와 돼지우리가 함께 조성된 주거 공간의 하나이다.

[정의현 객사]

정의현 객사의 주 기능은 

지방관이 임금에게 정기적으로 초하루와 보름에 배례를 올리는 곳으로써의 기능과 

중앙 관리가 내려왔을 때 이곳에서 머무는 숙소로서의 기능이다.

객사 건물은 영빈관의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 

경로잔치나 연회를 베푸는 곳으로도 사용되었다.

[노더리방죽]

정의마을 사랑방이었던 노더리방죽은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고 돌담을 쌓아 물을 고이게 했다.

수면 위로 올라온 잠자는 연꽃 '수련'

(수련은 밤이 되면 꽃잎이 접어드는 습성이 있다.)

진분홍 고운 자태로 활짝 피어 길손들에게 잠시 쉬어가라 웃어준다.

[제주 성읍 마을 대장간 집]
[원님물통(남문물통)]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원님물통'은 

원님이 마시던 물통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용출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성읍 인근 물 중에서는 가장 깨끗한 물이었다고 한다.

가뭄이 심해 물이 없을 때는 주민들에게 비상급수 시설이기도 했다.

[제주 성읍 마을 '고평오 고택']

중요 민속자료 제69호로 지정 

고평오 고택은 현 거주인 고평오씨의 증조부가 건립한 초가로 

안거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 목거리(헛간채) 및 대문간이 갖추어진 집이다.

안거리는 제주도의 전형적인 작은 구들 없는 3 칸집과 

밖거리는 정의현에 근무하던 관원들이 하숙을 하던 곳이다.

[남문]

성읍마을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읍성으로

왜구 방어와 정의현 보호를 목적으로 축성했다.

성벽 위에서는 성읍 민속마을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낙상 및 붕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성곽으로 오르지 못하게 막았다.

[정겹게 느껴지는 돌담을 감싼 '담쟁이덩굴']
[줄사철]
[서문]
[정의골 돌하르방(서문)]

정의 성문을 지키던 수문장 돌하르방 

정의현성 서문 입구에 세워진 돌하르방의 높이는 120~152cm로서 각기 다르다.

돌하르방은 1970년대에 붙여진 이름으로 

본래는 우석목, 무석목, 벅수머리 등으로 불러졌다.

[돌하르방]

정의현 돌하르방은 12기로 

남문 웅성 밖에 돌하르방이 좌우에 각 2기씩 4기가 세워져 있고 

동문과 서문에 각각 4기씩 세워져 있다.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며 기원하는 수호신적, 주술 종교적 의미와 

도읍지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경계 금표적 기능을 하여 

육지의 장승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머귀나무]
[콩짜개덩굴]

약 500년 동안 제주도 행정구역의 하나인 정의현 도읍지 '정의고을' 

오래된 나무와 돌담, 그리고 초가집...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박하고 정겨움에 자연스레 발길이 멈춰진다.

마을 안길에는 자잘한 꽃이 아름다운 '멀구슬나무' 

망종 무렵에 핀다는 금실로 수를 놓은 매화 '망종화(금사매)' 

태양을 닮은 화려하고 매력적인 꽃 '태양국(가자니아)' 

낮에 피는 분홍색 '낮달맞이'가 환하게 반긴다.

[멀구슬나무]
[삼색병꽃나무]
[망종화(금사매)]
[브라질아브틸론(청사초롱)]
[당아욱]
[마거리트]
[초롱꽃]
[약모밀(어성초)]
[우단동자]
[개양귀비]
[좀양귀비]
[아마릴리스]
[송엽국]
[태양국(가자니아)]
[낮달맞이]

성 밖으로 나가는 길~

하얀 메밀꽃이 배웅 나온 듯 작은바람에도 힘차게 움직인다.

[메밀]

정의현의 정의성은 제주목의 제주성, 대정현의 대정성과 함께 

약 500년 동안 정의고을을 둘러쌌던 성이다.

제주성은 제주 시가지 내에, 

대정성은 대정읍 보성·인성·안성에 고을마다 자리하였듯이 

정의성은 옛 고을 성읍마을에 자리하여 오늘날에도 각각 그 성터가 일부 남아 있다.

걷는 내내 주인 잃은 폐허가 된 집이 여러 채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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