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언론 본대로 느낀대로"

필자는 인터넷을 볼줄은 알지만 이메일은 갖고 있지 않다.

이 기사도 일본 오사카에서 원고에 써서 팩스로 보내고 있다.

<인터넷에 글 쓰는 사람이 파소콘 이메일로 보내지 않고 팩스로 보내는 사람은 김길호씨밖에 없다>고 조맹수 제주투데이 대표는 빈정거린다.

그래도 필자는 계속 종이에 쓰고 있다.

오사카에서 제주도 홈페이지를 보고<지역 신문>난을 가끔 열어본다.

그런데 지난 달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이제까지는 <미디어 제주>가 제일 위였는데 <뉴스 제주>가 그 위였다.

<뉴스 제주>를 열어봤다.

11월 창간한 인터넷 신문이었다.

솔직히 불쾌했다.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의장 시장들이 교과서 같은 창간 축하 인사를 내놓고 있었다.

도민 50만명 밖에 없는 제주에서 또 정론을 부르짖으면서 언론 매체가 다시 나왔다는 사실에 심함 혐오감을 느꼈다.

필자는 <뉴스 제주>에 대해서 개인적인 이해 관계는 하나도 없다.

다만 여섯번째 나온 인터넷 신문에 대한 불쾌감이다.

제주도에는 현재 일간지가 4개지, 인터넷 신문이 여섯, 기타 <지역 신문>에 소개되는 것을 세어보니 열셋이다.

과연 제주에 이렇게 많은 언론이 필요한지 의심스럽다.

제주도민 50만명을 4인 가족으로 나누면 12만5천 세대이다.

이 세대가 전부 신문을 받고 본다해도 일간지인 경우에는 4만부를 넘지 못하고 인터넷은 파스콘 보급이 잘 됐다 하드라도 이 지역신문을 얼마나 열어볼지 궁금하다.

이 포화 상태인 언론 매체의 범람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는 도민의 소리 들어본적 없다.

창간에 대한 찬양 일색이 아니고 이러한 쓴 소리도 좀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었다.

십여년 전에 오사카에는 제주도 도민단체가 4개 단체였다.

오사카후(大阪府)는 제주도 면적보다 좀 크다.

제주도 출신(본적지 등) 재일동포는 오사카후에 5만8천2백8십7명(2004년 12월 현재 일본 법무성 자료)이다.

물론 귀화인들은 빠졌다.

출신도별 중에서 제주도가 가장 많다.

그렇다고 해서 4개 단체는 많았다.

각 단체마다 동포 사회와 제주도를 위해서 많은 일을 했지만 병폐도 심했다.

제주도지사나 각 기관장이 오사카 왔을때는 4개 단체 전부 돌아봐야 했다.

또 구심력도 약해졌다.

통합해야 한다는 인식은 일반 회원보다 단체 간부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통합 협의를 십여년간 해왔지만 평행선이었다.

<4개 단체 통합은 남북통일보다 더 어렵다>는 야유와 비아냥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러다가 십여년 전 태생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껴서 하나로 통합됐다.

<칸사이(關西)제주도민협회>의 탄생이었다.

제주 언론 매체의 통합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 예를 들고 있지 않다.

제주도 언론 매체들의 임원진들이야말로 과잉 상태라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목탁, 정론, 소금이 되기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은 참 좋다.

그러나 그전에 언론 매체 스스로가 정화되야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아니고, 언론이 많으면 제주도는 그야말로 태평양에 표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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