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작가의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사진=김영화 작가 제공)
김영화 작가의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사진=김영화 작가 제공)

제주 출신 김영화 작가의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출간기념 전시가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제주시 삼도2동 '포지션 민 제주'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책의 원화 및 4·3의 장소들을 기록한 펜그림들을 함께 선보인다.

제주민예총과 탐라미술인협회는 앞서 지난달 18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에서 '2022 예술로 제주탐닉 :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진행한 바 있다. (☞ 관련기사 :  [포토]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에서 보내는 선물) 4.3을 기억하고자 하는 예술인과 마을주민들이 조농사를 지어 수확한 뒤 제주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어 4.3 영령들에게 바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김영화 작가의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이야기꽃, 2022)으로 재탄생됐다. 작가가 농사에 참여하며 틈틈히 드로잉북에 기록했던 결정적 순간들과 무등이왓을 할퀴고 갔던 4.3의 비극은 씨실과 날실로 엮여 작가 특유의 힘있는 펜그림과 서정적인 글을 통해 재현됐다.

프로젝트에 참여, 진행되는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꼼꼼히 기록한 김 작가는 또 하나의 잃어버린 마을인 종남마을과 기념비 하나 없이 남겨진 4.3의 현장들까지도 생생한 필치의 펜그림을 통해 관객들의 눈앞에 불러온다. 

이러한 기억의 장소들은 언뜻 지나치기 쉬운 쓸쓸한 폐허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그곳에서 꿈틀대며 삶을 이어온 수많은 생명들을 세심한 손길로 호명해낸다.

김 작가는 그림책 출간과 전시를 통해 비극의 현장을 똑바로 응시하고, 분명히 겉으로 나타나게 한다. 기억과 극복을 통해 뜨겁게 삶을 지속하는 제주의 생명력과 회복력도 보여주고 있다.

전시 개막 행사는 오는 13일 오후 4시 포지션 민 제주(제주시 관덕로 6길 17·2층)에서 열린다. 젊은 국악 동요 듀오 ‘솔솔’은 창작 동요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광마을 삼춘들과 인사 나누기, 그림책 낭독과 북토크 등의 부대행사도 이어진다. 

김영화 작가의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사진=김영화 작가 제공)
김영화 작가의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사진=김영화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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