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제주해녀 양씨' 포스터.
다큐멘터리 '제주해녀 양씨' 포스터.

남선사 부설 연경문화예술원은 개원 1주년을 기념, 오는 20일 오후 2시 다큐멘터리 '제주해녀 양씨'를 상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제주해녀 양씨'는 일제식민시대에 물질하며 가족을 부양했던 제주 해녀 양의헌(1916년생) 할머니가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혼자 살아가는 이야기다.

재일교포 사학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신기수 감독이 1960년대에 찍기 시작했지만 완성되지 못했던 이 작품은 일본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사키 하라무라씨가 2000년대 초부터 추가로 3년간 촬영해 완성됐다.

영화는 50대 초반의 양의헌 씨의 모습이 담긴 과거의 흑백 필름과 이후 80대 중후반의 노인이 된 양의헌 씨의 모습이 교차로 진행된다. 

그녀는 4.3 이후 제주를 떠나 일본으로 돈을 벌기 위해 와서 해녀로 일했다. 두 번의 결혼을 통해 딸 2명, 아들 5명을 낳았다.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계 운동가였던 두번째 남편은 특별한 수입이 없었다. 양씨는 이로 인해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었다.

자녀들은 북한과 일본, 한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양씨는 오사카에서 혼자 살며 자녀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해녀일과 재봉틀일을 했다. 한국이 아닌 조선 국적자인 그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날 상영 이후 해설을 진행할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관람객과 제주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다.

연경문화예술원장 도정스님은 "2006년 해녀박물관 개관 기념으로 상영한 영화이기에 제주인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영화"라면서 "이 영화를 통해 남한과 북한, 일본 등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무국적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경문화예술원은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남선사 내에 위치한다. 지난해 작은영화관 시설을 갖춰 '영화평론가와 함께하는 마을영화' 프로그램 등 매달 1차례 무료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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