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관 10주년 맞는 왈종 미술관 

조선백자를 닮은 왈종 미술관은 자연의 빛과 바람이 그대로 전달된다.

[왈종 미술관]
[왈종 미술관]

30여 년간 화가에게 행복을 주었던 서귀포에 

작은 선물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자신이 살던 집을 헐고 그곳에 300평 규모의 3층 건물로

대형 백자 찻잔처럼 생긴 모습으로 왈종 미술관을 지난 2013년 5월에 문을 열었다.

1층에는 수장고와 도예실,

2층에는 작가의 회화, 도예 및 판화작품 등을 모아놓은 전시실, 

3층은 작가의 작업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계단을 따라 옥상 전시실(2016년 완공)에 오르면

등지고 있는 한라산과 제주의 남쪽 푸른 바다와 섶섬, 문섬, 그리고 새섬이 보이는 탁 트인 뷰, 

작가의 아름다운 작품과 함께 산책하듯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커피숍을 겸한 아트숍이 미술관 옆에 자리하고 있어 

그림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설 미술관이다.

[왈종 미술관 정문]
[왈종 미술관 정문]

서귀포시 정방폭포 주차장 맞은편(올레 6코스) 

큰 원통모양의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정문을 지나 야외정원에는 

멋진 모양새, 이국적인 줄기와 잎 색을 가진 올리브나무와 

이 화백이 직접 가꾼 식물들이 방문자들의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올리브나무]
[올리브나무]

정원 군데군데에는 화려한 색깔의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있다.

[노랑꽃창포]
[노랑꽃창포]
[자주달개비]
[자주달개비]
[작약]
[작약]
[벽면의 동화같은 그림과 유리잔을 형상화한 조소작품]
[벽면의 동화같은 그림과 유리잔을 형상화한 조소작품]

미술관 입구에는 벽면의 동화 같은 그림과

새, 강아지, 동백꽃, 집, 자동차 등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이지만 

화려하고 풍부한 색채감의 유리잔을 형상화한 조소작품이 눈길을 끈다.

미술관 문을 열자, 맑고 청아한 풍경소리가 귓가에 스며든다.

제주에 정착하여 거의 30년 동안 

나는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 한 주제를 가지고 한결같이 

그림을 그리면서 도대체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만을 깊이 생각해 왔다.

인간이란 세상에 태어나서 잠시 머물다 더없이 지나가는 나그네란 생각도 해보았고 

세상은 참으로 험난하고 고달픈 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생각해 봤다.

살다 보니 새로운 조건이 갖춰지면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또 없어지는 자연과 인간의 모습들에서 연기하는 삶의 이치를 발견하고 

중도와 더불어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하려고 

하루도 쉬지 않고 그림 그리는 일에 내 인생을 걸었다.

사랑과 증오, 탐욕과 미움, 번뇌와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 모두가 다 마음에서 비롯됨을 

그 누구나 알지만 말처럼 그렇게 마음을 비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러한 마음이 내재하는 한 행복과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서히 흰머리로 덮여가는 내 모습을 바라본다.

행복과 불행, 자유와 구속, 사랑과 고통, 외로움 등을 

꽃과 새, 물고기, TV, 자동차, 동백꽃, 노루, 골프공 등으로 표현하며 

나는 오늘도 그림 속으로 빠지고 싶다.

-서귀포 왈종-

전시공간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여러 모양의 조형작품들이 시선이 멈추는 곳에 따라 달리 보인다.

[바다가 보이는 미술관의 하얀 공간]
[바다가 보이는 미술관의 하얀 공간]
[제주의 중도]
[제주의 중도]

이 미디어아트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그리는 이 시대의 대표적 작가인 이왈종 화백의 

초기작부터 최근 작품까지를 한 편의 서사적 영상으로 새롭게 편집한 작품이다.

작가의 40여 년의 작품세계와 '연기', '중도'의 작품철학을 

움직임, 소리를 가미한 미디어아트로 표현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고객의 즐거움과 감동을 배가시킨 작품이다.

[전시실]
[전시실]

이른 봄의 홍매, 겨울 동백으로 잘 알려진 이왈종 화백은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화면구성과 

화려하고 풍부한 색채감이 특징이다.

화폭에 제주의 자연을 담은 '제주생활의 중도' 시리즈 

연작을 일관되게 그리고 있는 이왈종 화백 

이곳은 평생 동안 제주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아 온 

회화, 공예, 조형물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꽉 찬 작품들은 평소 작가가 보여주었던 웃음이 담겨 있고 

그림 안에서 작가는 자기만의 세상을 펼쳐놓는다.

[조형물]
[조형물]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입체적인 잎들 

작품 곳곳에 골프채를 든 남자,  요가하는 여인, 

꽃, 새, 노루, 닭, 집, 자동차 등 다채로운 조형물들을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동화 같은 밝고 경쾌한 색감,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움이 담겨 있어 

관람객들의 마음까지 한결 부드럽게 해 준다.

[미성년자 출입금지]
[미성년자 출입금지]

이 화백은 자신의 그림을 '현대판 풍속화'라 부른다.

제주생활과 골프 치는 모습을 그림에 많이 담아 

해학의 미, 옛날의 민화 같은 풍속화 느낌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평등의 세계를 뜻하는 중도 

자연과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많은 것을 더 깨우치게 된다.

[옥상 전시장 조형물]
[옥상 전시장 조형물]

옥상 전시장에 오르면

등 뒤로 한라산과 탁 트인 서귀포 앞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햇빛과 바람, 그리고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서귀포 

제주도는 영감의 원천, 이곳에서 위로와 작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섶섬]
[섶섬]
[문섬]
[문섬]
[섶섬과 문섬]
[섶섬과 문섬]
[옥상에서 내려오다 바라본 풍경]
[옥상에서 내려오다 바라본 풍경]
[계단 벽면의 작품]
[계단 벽면의 작품]
[야외정원]
[야외정원]

보는 즉시 기분이 좋아지는 이 화백의 그림 

제주를 그리는 작가로 알려진 이 왈종 화백(1945년 경기도 화성 출생)은 

'제주생활의 중도' 연작으로 화가로서의 삶을 찾기 위해 교수직을 내려놓고 

평생 그림 그리기 위해 제주 서귀포에 정착, 

민화에 바탕을 둔 꽃과 새, 강아지, 집 등 차별 없이 평등하게 화폭에 담아 

일상생활과 자연경관을 조화롭게 그려낸다.

이 왈종 화백의 작품이야기에는 

어지러웠던 마음을 서귀포의 봄 햇살처럼 따뜻하게 담아낸다.

고은희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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