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부터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열린다. 제주도는 제주포럼에 참석하는 세계 각국 대사들과 간담회를 추진하고 특히, 주한 아랍대사들을 대상으로 제주올레투어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25일 정례 브리핑 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다만 제주올레투어가 제주포럼에 걸맞는 행사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른다. 대사들에게 평화에 대한 도민의 염원을 담아 조성한 4·3평화공원을 소개하는 것보다 제주올레를 걷도록 하는 것이 제주포럼의 취지에 걸맞는 것일까.

제주포럼 주최 측은 포럼 참석자들을 위한 4·3평화공원 답사 프로그램은 여태껏 마련하지 않고 있다. 올해 제주도는 '4·3의 세계화'를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도에 각국 인사들을 초청하는 국제 포럼에서 참석자들을 위한 4·3평화공원 답사 등의 프로그램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는 제주도정 등이 4·3평화공원을 타국 외빈이 제주도에 방문하면 꼭 들러보도록 할 필요가 있는 장소로 여기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외빈 방문 시 4·3평화공원 방문 안내 매뉴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주에 직접 방문하는 국제 인사들에게 4·3평화공원을 안내하는 작업을 등한시 하며 '4·3의 세계화'를 말하는 것은 모순적이기도 하다.

(사진=HDI인간개발연구원 홈페이지)

국내 제주포럼 참가 단체 중 하나인 HDI인간개발연구원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제주포럼 참가 안내 문구에는 '제주포럼 골프안내'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총 4일의 제주포럼 일정 중 3회의 골프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

심지어 제주포럼 로고를 담고 있다. 마치 골프가 제주포럼의 일부 행사인 것처럼 여겨진다. 간접적으로나마 제주포럼의 위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제주포럼 주최 측은 이와 관련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제주포럼이 평화와 안보를 비롯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는 장으로 성장해 나가는 만큼 국제교류활동 플랫폼으로서도 충실하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류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데올로기가 남긴 상처와 평화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4·3평화공원 연계 프로그램은 여전히 뒷전이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