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출신 채기선은 이미 한라산 화가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는 제주대학교 미술학과와 경기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지난 2008년 경기도 양평에 둥지를 튼 이후 자신만의 색깔로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한라산 작품은 작가의 예술적 역량으로 따뜻한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고 포근하면서도 위용을 자랑하는 모습으로 종종 다시 태어난다.

그가 이번에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오는 23일부터 3일 동안 갤러리삼달에서 오직 300호 한라산 대작 한 점만을 선보이기 위한 자리다.

한라산.  300호M(290.9x181.8cm). Oil on canvas. 채기선 작
한라산.  300호M(290.9x181.8cm). Oil on canvas. 채기선 작

몇 개월 동안 자신의 혼을 쏟아 완성시킨 이 작품은 이미 시중의 한 미술애호가에게 판매됐다. 자신의 작품을 떠나보내기 전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아쉬움을 공유하기 위해서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채 작가는 제주에서 웃드르라 불리는 성산읍 삼달리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늘 고향의 자연과 함께 한라산의 깊은 영혼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자연에는 참으로 다양한 표정과 그에 따른 느낌들이 있다. 자연은 그대로인데 자신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자연은 천태만상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독할 때 느껴지는, 행복감에 젖어있을 때 느껴지는 자연은 같은 장소에서도 너무도 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나의 그림의 원천은 언제나 제주의 자연이다”라고 말한다.

채기선 작가와 경기도 양평 화실 모습
채기선 작가와 경기도 양평 화실 모습

그런 그의 그림 인생에는 약간의 특별함이 묻어있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고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또한 그림과 함께 클래식 음악에도 오랫동안 심취했다.

또한 1990년 대학을 졸업하면서 많은 동료들은 미술교사로 진출했지만 채기선은 당시 춥고 배고픔의 상징인 전업 작가의 길을 택했다. 지금은 작고했지만 제주 출신 변시지, 김택화 화백의 영향도 받고 세계 거장들의 작가 정신도 배우며 늘 그림을 그렸다.

지난 2002년에 3개월 동안 두문불출 열심히 그린 100호짜리 ‘한라산’이 대한민국 최고의 미술대전인 국전에서 서양화 부분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으며 한라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제주가 낳은 한라산 화가 채기선, “예술은 희망을 주는 것이다”라는 그의 평소 생각처럼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그의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희망과 함께 환한 미소를 짓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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