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최서단인 한경면 중산간에 위치한 '조수리'는
물이 귀해서 마을 사람들이 물통을 파서
식수와 가축이 먹는 물을 마련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도 마을 곳곳에는 예전에 파 놓았던 물통들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주도로와 중산간 마을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예로부터 손님들을 접대하던 송이동산인 '빈천당'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교육열이 높아 학식 높은 분들도 많았고, 젊은 학자들도 많이 배출된 문촌이기도 하다.
조수1리는 2013년 베스트특성화마을로 선정되었다.
제주올레가 새롭게 지은 이름 '뒷동산 아리랑길'
저지수동 뒷동산 자락을 구불구불 이어지면서 올라가는 길이다.
올레 13코스는 용수포구를 시작으로
마을길을 따라 내륙으로 들어가는 코스로 저지리에서 올레길은 끝난다.
그 중간에 의자마을 낙천리를 지나면
고즈넉한 중산간마을 습지가 아름다운 조수리와 마주하게 된다.
근처에 위치한 '진청왓물'을 시작으로 마을 안을 걸어본다.
송아오름 북쪽 도로변에 위치한 진청왓물은
'진천이굿'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연못을 판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예전에는 먹는 물과 우마급수용으로 사용되었지만
도로확장 공사로 많이 매립된 상태로 지금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못에는 큰고랭이, 송이고랭이, 개구리밥 등이 보인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보호수 '팽나무'
고즈넉한 중산간 마을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연을 담은 습지가 있는 용선달리는
한경면 중산간 4개 마을(조수, 낙천, 저지, 청수)의 설촌지이다.
해발 250m 정도 되는 중산간 지대에 위치한 지명으로
기후가 따뜻하고 농토가 비옥해 농사짓기에 좋은 여건을 가진 곳이다.
자연석과 오름으로 둘러 싸여 있고, 숲이 울창하여 설촌의 입지로 적합했던 곳이다.
옛 모습과 차이는 있지만 조상들의 삶의 터전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경면 저지리와 조수리의 경계에 있는 표고 104m의 나지막한 오름이다.
송아지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하여 송와오름,
송이로 되어있는 오름이란 뜻의 송아오름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한양물통은 조수1리 한양동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는 인공연못으로
인근 '용선달리못'의 이용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양동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하기 위해 봉천수를 받아 반달형으로 만들어진 연못이다.
4·3의 아픔을 기억하는 물로 소개령이 해제된 이후
지역민과 저지리 주민 등이 마을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우마급수장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연못에는 수련이 한창 아름다운 모습으로 발길을 머물게 한다.
오래전에 폐교된 조수국민학교
초등학교로 바뀌기 전에 폐교되어서 교문에는 '조수국민학교'라고 적혀 있다.
살짝 보이는 책 읽는 소녀의 모습이 정감 가는 시골학교 모습이다.
도시화, 산업화의 바람으로 젊은이들은 점점 농촌을 등지고 도시로 떠난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손님을 귀하게 여겨 손님들을 접대하던
작은 송이동산인 '빈천당'이 있는 마을은 남아있는
농촌 청년들의 열정으로 점점 넉넉하고 살기 좋은 마을로 변모해 간다.
빈청당(손천당)은 마을 한복판,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해 전망대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목사나 관찰사 등 귀한 손님이 찾았을 때
멀리 해안마을까지 조망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밭담 너머로 두강봉(독새기오름)이 보인다.
사장밭과 인접하고 있는 사장밭 위쪽 동산으로
자연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팔월의 뜨거운 햇살보다 장맛비 내려 좋고,
아름드리나무가 주는 시원한 그늘에게 감사하고,
자연을 담은 수생식물이 가득 찬 아름다운 연못이 기다려주어서 반갑고,
땀을 식혀주는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고맙고,
길가의 들꽃들이 반겨주니 걷는 내내 신났던 웃뜨르마을
정감 어린 농촌풍경들은 뜻밖의 힐링이 된다.
자연을 담은 습지
돗곳물은 돗곳 동산에 있는 자연 연못으로
서기 1730년경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할 무렵
주민들이 물을 얻기 위해 탐방하던 중 발견한 평평하고 광활한 지경으로
예전에는 나무와 숲이 우거지고 고목과 물통이 있어 산돼지 등 산짐승이 많이 살았다.
산돼지가 숲 속에서 먹이를 얻기 위해
코와 주둥이로 땅을 파헤친 곳에 자연스레 물이 고여 큰 연못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이 못을 '돗곳물'이라 부르게 되었다.
수령 140여 년이 넘은 두 그루의 마을나무 '팽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오랜 세월 돗곳물과 함께 한 고목이 된 팽나무
세월이 느껴지는 자연미와 하늘을 찌를듯한 웅장한 모습에 감탄사만 연발한다.
과거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으나
이곳에 사장밭못이라는 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연못의 구성은 두 개의 아라비아 숫자 8을 연상케 하며
한 곳은 음용으로 사용하였고, 또 다른 하나는 농업용으로 사용하였다.
사장밭은 주위가 광활하여 동산 밑에 있는 넓은 빌레로 된 들판이다.
바닥이 순전 누룩빌레로 깔려 있어서 먼지가 나지 않아 군용 마훈련장으로 알맞아
말을 조련하여 활을 쏘는 훈련장으로 택한 것으로 짐작된다.
새물은 사장밭 지경에 있는 인공연못으로
돌담을 계단식으로 쌓아 조성된 봉천수로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4·3 당시 연못으로 조성되었다고 하며 당시 조수리 출신 훈장 조두현이 땅을 내놓아 판 물로
마을 사람들이 월령 형식으로 일손을 도와 형성되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일이 없다고 한다.
연못 입구에는 훈장 조도현의 공덕비(1961년)가 세워져 있다.
가로수길이 아름다운 웃뜨르 마을 '조수리'
조수1리 청년회원들은 고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농사를 지으며 농촌마을의 끈끈한 공동체와 베푸는 따뜻한 인심은
고향의 잔잔한 마음으로 건강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