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갯민숭달팽이. (사진=제주도 조수웅덩이 102쪽)
파랑갯민숭달팽이. (사진=제주도 조수웅덩이 102쪽)

우리가 최대한 몸을 낮춰서 오랫동안 관찰해야 보이는 세계, 조수웅덩이. 조수웅덩이는 해안가에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며 형성된 생태계다. 물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바닷물에 실려 왔다가 홈이나 구멍 안에 머물며 서식하게 된다. 

‘먹을 수 있는 생물’에만 관심을 갖거나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세계이기도 하다. 

기후위기 시대 많은 사람들이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지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생태계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중요한지, 수많은 생물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살아가는지 궁금하다면 조수웅덩이 세계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조수웅덩이를 구성하는 다양한 해양 생물과 생태계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제주도 조수웅덩이》(임형묵 지음, 깅이와바당 펴냄) 개정판이 최근 출간됐다. 조수웅덩이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제주도 내 조수웅덩이, 조수웅덩이에 살고 있는 생물들로 구성됐다. 

제주도 조수웅덩이 표지.
제주도 조수웅덩이 표지.

책을 펼치자마자 SF영화에서 등장할 것만 같은 (비현실적인)형형색색의 생물들을 보자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잘 안다고 자만했던 스스로가 겸손해지기도 한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생물들이 어우러져(때론 먹고 먹히며) 만들어가는 세계를 보자면 경이로울 정도다. 

지은이 임형묵 감독은 개정판을 내며 “우리는 보통 크기가 큰 것, 직접 이용이 가능한 자원은 소중하다고 여기지만 반대인 것에 관심이 없고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조간대이지만 갯벌과 비교해 바위 조간대 생물과 생태엔 관심이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제주도 바위 조간대와 조수웅덩이의 생물다양성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지 못할 만큼 풍부하다”며 “조간대의 생물과 생태는 곧 바다의 건강으로 연결된다. 지금은 조간대를 다른 시선으로 볼 때”라고 강조했다.

어릴 때부터 바다 속 물고기를 촬영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임형묵 다큐멘터리 감독. 그는 지금도 날마다 조수웅덩이를 찾으며 새로운 세계를 탐방 중이다.

조수웅덩이를 관찰하는 임형묵 감독. (사진=임형묵 감독 제공)
조수웅덩이를 관찰하는 임형묵 감독. (사진=임형묵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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