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남단 '바당올레' 

올레 12코스(17.6km)는 서귀포 올레와 제주 올레를 잇는 

무릉~용수 올레로 제주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품은 구간으로 

마을 안길, 들과 오름, 그리고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다.

제주올레 12코스의 종착지 용수포구를 시작으로 

절부암~생이기정 바당길~당산봉 정상~자구내포구~수월봉 엉알까지 

제주의 아름다운 가을 풍광을 찾아 나선다.

[용수포구]
[용수포구]

작지만 포근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용수포구 

한국인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귀국 시 표류하여 닿은 포구로 

김대건 신부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미사를 올린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바닷가에는 오징어 말리는 이색적인 풍광이 펼쳐지고 

여전히 고요한 에메랄드빛 바다에 내 마음도 녹아내린다.

[박달목서]
[박달목서]

절부암으로 오르는 길 

목재가 박달나무처럼 단단하여 붙여진 

유일한 자생목서인 '박달목서'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고씨 부인이 목매달아 죽은 사랑이 깃든 슬픈 전설을 간직한 절부암 

이곳 박달목서의 유난히 짙은 향은 남편을 기다리다 숨진 

열녀의 넋이 깃든 것은 아닐까?

[절부암]
[절부암]

용수포구가 내려다 보이는 엉덕동산 

절부암은 열부 제주 고씨의 절개를 기리는 바위다.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조난당한 남편을 기다리다 

고씨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시체라도 찾으려고 해안을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하자 남편이 뒤를 따르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고 

속칭 '엉덕동산' 바위 옆 나무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는 

비통한 사연이 전해오는 곳으로 여인의 넋을 달래려고 만든 곳이다.

고종 3년(1866) 판관 신재우는 

고씨가 자결한 바위에 '절부암'이라 새기게 하고 

부부를 합장하여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해 해마다 3월 15일에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聖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제주표착기념성당 기념관]
[聖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제주표착기념성당 기념관]
[용수마을 방사탑 2호]
[용수마을 방사탑 2호]

이 방사탑은 마을의 허술한 방향으로 

사악한 기운이 침범하여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마을이 재앙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둥글게 쌓아 올린 돌탑이다.

원뿔 모양의 답 위에는 새의 부리와 비슷한 

길쭉한 모양의 돌을 서쪽을 향하게 하여 세워 놓았다.

[수면 위로 반쯤 올라온 고래 모습을 빼닮은 '차귀도']
[수면 위로 반쯤 올라온 고래 모습을 빼닮은 '차귀도']

바다 위에 누워 있는 차귀도 

제주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을 경계하여 

제주의 지맥과 수맥을 끊고 돌아가려 할 때 

한라산의 수호신이 매로 변하여 폭풍을 일으켜 배를 침몰시켰다고 한다.

배가 돌아가는 것을 차단했다고 해서 섬 이름이 '차귀도'가 되었다.

[억새]
[억새]
[사데풀]
[사데풀]

가을을 향해 달려가는 제주의 풍광 

용암의 흔적 바닷가에는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바람 따라 억새가 춤추는 바당길은 가을 가장 아름다운 길을 열어준다.

제주의 가을은 그야말로 넘쳐나는 매력,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바닷가에서 만난 들꽃들은 가을 안부를 묻는다.

[억새]
[억새]
[돌동부]
[돌동부]
[이고들빼기]
[이고들빼기]
[며느리배꼽]
[며느리배꼽]
[생이기정 바당길]
[생이기정 바당길]

자연풍광의 결정체, 멋진 바다 뷰!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절벽과 아름다운 해안선 

예쁘고 독특한 에메랄드빛 바다가 전해주는 바다 향기 품은 바람 

오름과 바다가 어우러진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생이기정 바당길 

이곳에 서면 뭉클함에 저절로 마음의 쉼표를 찍게 한다.

[생이기정 바당길]
[생이기정 바당길]

생이기정은 제주어로 

새를 뜻하는 '생이'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말로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길이란 뜻을 담고 있다.

 

이곳 절벽은 당산봉을 형성한 화산재가 쌓이고 

이후 분화구에서 분출한 용암이 화산재를 덮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올레 12코스 생이기정 바당길]
[올레 12코스 생이기정 바당길]

머물고 싶은 그림같은 오솔길로 들어서자 

보리밥나무에 숨어 있던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는 

우리를 반기듯 지저귀는 소리가 아름답게 울린다.

[차귀도]
[차귀도]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고 

바다 위에 그림같이 떠 있는 차귀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생이기정 바당길 

수월봉과 해안 절벽 엉앙길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광을 연출하고 

섬을 떠받치고 있는 절벽과 곡선이 아름다운 들판 

해질 무렵, 노을이 바다를 붉게 물들일 때의 아름다운 모습 

섬 전체가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차귀도' 

손에 잡힐 듯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가까이 있는 '와도(누운 섬)' 

아찔한 절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생이기정 

올레 12코스의 절경 중의 절경으로 배경 자체가 그림이 되어준다.

[당산 봉수대 터]
[당산 봉수대 터]

조선시대 당산 봉수대가 있던 곳으로 

봉수대는 유사시 적의 침입을 알리는 통신수단으로 이용되었다.

당산봉 봉수대는 차귀진에 소속되어 

동쪽 모슬 봉수대 및 서쪽 만조 봉수대와 연락망이 이루어져 있었다.

도내에는 25개의 봉수대와 38개의 연대가 설치되었다.

[차귀도]
[차귀도]
[수월봉과 고산평야]
[수월봉과 고산평야]

응회구 내에 분석구가 있는 독특한 화산체 '당산봉'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 강력하게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수성화산체로 

산방산, 용머리와 더불어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 중 하나이다.

봉수대가 설치되기 이전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당(차귀당)이 있어 '차귀악(당산)'이라 부르다가 

조선시대에 와서 봉화를 올렸던 곳이라 하여 '당산봉'이라 불리게 되었다.

수성화산체는 당산봉의 외벽을 이루고 있지만 내부에는 분석(송이)으로 구성된 알오름이 있다.

해발 148m로 분화구는 북쪽으로 열린 말발굽 형태를 하고 있다.

[거북바위와 응회암]
[거북바위와 응회암]

당산봉 거북바위에서는 책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모양의 암석을 볼 수 있다.

지하에서 상승하던 뜨거운 마그마가 차가운 물을 만나면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 암석은 폭발적으로 분출한 화산재가 

쌓인 것으로 응회암이라 부른다.

[전망대]
[전망대]
[한라산 방향]
[한라산 방향]
[산방산~모슬봉~가파도~마라도 방향]
[산방산~모슬봉~가파도~마라도 방향]
[수월봉과 고산평야]
[수월봉과 고산평야]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 신창 풍력발전기]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 신창 풍력발전기]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걷는 즐거움에 정상에 오르면 

360도 탁 트인 전망에 엄지 척!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가지 하늘색 

당산봉 전망대에서는 한라산 치맛자락을 타고 내려온 오름 군락 

광활한 고산평야와 수월봉, 

바다 위에 떠 있는 차귀도, 그리고 자구내 포구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쉼 없이 돌아가는 바다 위의 하얀 풍차(신창 풍력발전기),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는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당산봉 출입구]
[당산봉 출입구]
[고산평야]
[고산평야]
[당산봉]
[당산봉]
[자구내포구]
[자구내포구]

작지만 포근함이 감도는 자구내 포구 

아름다운 섬 '차귀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고 

당산봉 사이로 거대한 하얀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는 

한 폭의 그림처럼 눈과 사진으로 담아 가는 곳이다.

차귀도는 자구내 포구에서 배로 10분이면 갈 수 있다.

[고산 옛 등대]
[고산 옛 등대]

1941년 고산~목포 간 화물선의 유도등으로 세워졌으나 

바다에 나간 고기잡이 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혔다.

 

사다리를 이용해서 올라 다녔으며 꼭대기의 집 모양은 근래에 만든 것으로 

처음에는 유리로 된 등집에 석유 등을 올려놓았던 공간이다.

한경면 고산리 자구내 포구에 세워진 옛 등대로 

속칭 '도대불'이라 한다.

[바다 위에 유유히 그림같이 떠 있는 '지실이 섬(매바위)과 죽도, 그리고 와도(누운 섬)']
[바다 위에 유유히 그림같이 떠 있는 '지실이 섬(매바위)과 죽도, 그리고 와도(누운 섬)']

계절마다 색이 달리 보이는 짙푸른 바다와 해안 절경 

산방산, 용머리 해안과 더불어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 '당산봉' 

임신부가 배를 잡고 누워 있는 형상의 '와도(누운 섬)' 

바다 위에 유유히 그림같이 떠 있는 '지실이 섬(매바위)과 죽도' 

낙조가 아름다운 바람의 언덕 '수월봉'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람 센 곳에 자리한 '고산기상대' 

멋진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화산연구의 교과서 '수월봉(해발 77m)' 

바람을 탄 요동치는 격한 파도의 움직임 따라 칼바람이 부는 '바람의 언덕' 

정상에서는 한라산과 서부 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수월봉 아래에는 '엉알'이라 부르는 깎아지른 절벽이 펼쳐진다.

바람과 파도, 세월이 만들어낸 화산분출물들이 

기왓장처럼 층층이 쌓인 화산재 지층은 수월봉의 백미다.

[사람얼굴을 한 바위]
[사람얼굴을 한 바위]
[순비기나무]
[순비기나무]

자연 그대로 만든 휘어진 해안선 

바닷가를 따라 주상절리가 형성된 모습도 관찰되고 

검은 현무암 틈새로 차귀도를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순비기나무' 

하얀 꽃을 피운 귀화식물 '물냉이'는 자람 터를 넓혀가고 

가을이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 보랏빛 향연을 펼치는 바닷가 '갯쑥부쟁이' 

바람을 탄 파도가 출렁이는 움직임 따라 마음의 문도 열린다.

[물냉이]
[물냉이]
[개여뀌]
[개여뀌]
[갯쑥부쟁이]
[갯쑥부쟁이]
[녹고의 눈물]
[녹고의 눈물]

깎아지른 듯한 수월봉 해안 절벽은 

동쪽으로 2km까지 이어지고 이 절벽을 '엉알'이라고 부른다.

벼랑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녹고의 눈물'

세월을 말해주는 층층이 쌓인 화산재는 신비스러운 풍광을 더해준다.

[지실이 섬(매바위)과 죽도]
[지실이 섬(매바위)과 죽도]

삶 자체의 빠름과 느림의 길이는 다르지만 

길 위에서 마주하는 것들...

하늘도, 구름도, 바다도, 섬도, 들꽃도 모두 내게로 와 주었다.

고은희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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