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사랑교육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동물사랑교사 양성과정과 다회차 교육 프로그램 구성, 교육 책자와 자료 제작과 같은 장기적인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도내 한 초등학교 학급에서 동물사랑교육이 진행 중이다(사진=김유진 제공)
도내 한 초등학교 학급에서 동물사랑교육이 진행 중이다(사진=김유진 제공)

사람이 먼저다.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제도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그래서 제주동물친구들(제동친)은 바로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차근차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교육활동에 집중한다. 

참으로 반갑게도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사랑교육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올해부터 공교육 내에서 동물보호 교육이 이뤄지고 있나. 지난 몇 년간 정규 교육 과정에 동물보호교육을 포함할 것을 부르짖었던 제동친으로서는 박수치며 환영할 일이지만 몇 달간 교육에 참여해 보니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보인다.

고의숙 교육의원 발의로 제정된 조례는 학생들이 동물을 보호하고 생명존중 의식을 함양하여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각 학교의 실정에 맞게 동물사랑 교육을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찾아가는 동물사랑교육 운영 협의회'가 구성되어 올해 5월부터 희망 초등학교 학급을 대상으로 동물학대예방 및 동물사랑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제동친에서도 교육 강사를 투입하고 있다. 조례의 취지와 목적에 공감하고 신속한 제정을 환영하지만, 실행 과정에 있어서 느껴지는 우려와 보완점을 짚어 보고자 한다. 

우선, 조례가 갑자기 제정되고 교육청에서는 발등에 불 떨어진 듯 교육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듯하여 염려스럽다. 전체적으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야 할 교육청의 자체적인 철학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조례 시행에 맞추어 갑작스럽게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현재 동물사랑교육 강사는 전원 동물보호 시민단체에 위탁하여 충원하고 있고, 자연히 교육내용이나 강사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상황이다.동물사랑교육은 제주도는 물론, 타 시도에서도 경험이 많지 않은 교육이라 제대로 교육받은 강사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칫 동물사랑교육 자체에 대한 민원이나 반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1회성 방문 교육 과정이다보니 제대로 된 교육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도 우려점이다. 

제주도 교육청은 동물사랑교육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동물사랑교사 양성과정과 다회차 교육 프로그램 구성, 교육 책자와 자료 제작과 같은 장기적인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또한 정기적인 수업과 집중 교육 시범학교 지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생 뿐 아니라 유치원, 중등, 고등 교육 과정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맨땅에 헤딩하듯 올해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과의 밀접한 교류, 교육내용에 대한 모니터링과 피드백도 빼놓지 않았으면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무엇이든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은 불가능하다. 올해 시작했으니 보완과 개선을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공고히 자리잡기 바란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지 않았던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제도화 된 동물보호 교육이니 만큼 장단기 계획 모두 충실히 세우고 내실을 다져서 세상을 바꾸는 교육 효과를 가져오길 바란다.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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