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끊겼던 제주-인천 뱃길을 다시 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매각된다. 선사 하이덱스스토리지(주)는 지난 10일 씨월드고속훼리와 매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제주-항로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취항 후 엔진 고장 등으로 인해 6차례나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사실상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지난 4월 이후 완전히 멈춰섰다. 선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알려지며 매각설이 진작에 피어올랐다. 제주투데이가 취재한 결과, 선사가 제주항 시설사용료도 체납하고 있다는 사실이 파악되기도 했다.

선사는 엔진 고장을 수리한 후에도 운항을 하지 않았다. 최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운항 재개 명령을 내렸다. 명령 재개 후 120일간 운항을 재개하지 않으면 면허 취소 사유가 된다. 선사는 결국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선사 입장에서 보자면 불운했던 부분도 없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1년 취항했다. 무엇보다, 고장이 잦아도 너무 잦았다. 선사 측에서는 여러 고려 끝에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제주도다. 제주도와 수도권을 오가는 물류와 여객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서 제주-인천 뱃길은 중요하다. 항공편에 집중된 여객을 얼마간 분산할 수 있다. 물류 이동에 있어서도 이점이 크다. 대량의 농산물 등 신선식품을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인천-제주 뱃길만 한 것은 없다. 제주도에 있어 기간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요한 교통수단이 이처럼 흔들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제주도가 제주-인천 뱃길 카페리를 직접 맡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안 될 이유는 없다. 정부는 철도를 운영하고 있고, 서울의 경우 서울교통공사에서 지하철 노선을 운영한다. 기간 교통망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미 제주도는 제주항공 설립을 위해 출자했다가 보기 좋게 낙동강 오리알 꼴이 된 경험이 있다.

그 실패의 경험을 잘 살펴서 공사나 협동조합 방식 등을 통해 제주-인천 뱃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제주도의 경우 해상운송 물류비 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물류비를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떼만 쓰고 있는 형국이다. 제주도가 제주-인천 뱃길을 직접 운영했다면, 물류비를 저감하는 방안에 대한 능동적인 검토가 가능했을 것이다.

비욘드 트러스트호 매각으로 인해 제주-인천 뱃길이 언제 열릴지 기약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선사 측은 중고 배를 매입해 제주-인천 뱃길에 투입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제주도도 제주-인천 뱃길을 직접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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