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고. (사진=제주투데이 DB)
표선고. (사진=제주투데이 DB)

표선고가 제주 공교육 최초로 국제 바칼로레아(IB)를 도입한 이후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최종 시험에 응시한 학생들이 무난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국내 상위권 대학 합격자도 다수였다. 

표선고는 지난해 IB 디플로마(DP) 프로그램에 응시한 3학년 학생 26명의 성적 분석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전체 DP를 이수한 학생은 11명이며, 나머지 15명은 과목별 이수증을 취득했다. 특히 30점 이상을 얻은 학생 5명을 포함, 전체 이수자 평균 성적은 약 29점이다. 전 세계 평균 성적과 거의 비슷하다.

IB DP 프로그램은 ▲언어와 문학 ▲언어습득 ▲개인과 사회 ▲과학 ▲수학 ▲예술 6개 그룹으로 이뤄져 있다. 2과목 영어 응시를 포함, 그룹 내 6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볼 수 있다. 45점 만점 중 24점 이상을 받고 그 밖의 세부 요건을 충족하면 전체 디플로마 취득이 가능하다. 일부 과목만 선택해 시험을 치를 수도 있다.

표선고 관계자는 "읍면 공립 일반계 고교로서 IB 프로그램 도입 후 첫 번째 응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긍정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표선고는 2024년 대입 수시전형에서도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성균관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국내 상위권 대학에 30여명이 진학했다.

표선고 관계자는 "개교 이래 최고의 입시 성과"이라며 "해외 대학 입시 결과는 아직이고,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결과를 알리는 식으로 집계되는 만큼 정확한 입결은 2월 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표선고 IB교육 모의수업(사진=박지희 기자)
 표선고 IB교육 모의수업(사진=박지희 기자)

표선고는 2021년부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IB DP를 운영하고 있는 제주 유일의 공립고등학교다. 타 지역 IB 학교와는 다르게 읍면 공립 일반계 고교의 전체 학생이 대상이다. 

최근 표선고의 IB 수업을 참관하거나 운영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타지역 교육청의 방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직접 수업을 참관하고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IB는 학생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으로, 개인의 비판적.논리적 사고력 향상을 바탕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결과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수행평가, 토론, 논술 등 과정 중심형을 지향한다. 

스위스 IBO에서 주관하는 국제교육과정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된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IB DP 점수를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해외대학은 전세계 기준 5000여개다. 대입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그동안 국내 국제학교와 일부 자사고에서 채택해 왔다.

임영구 교장은 “IB 월드스쿨을 읍면 고등학교에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도입한 것은 크나큰 도전이었다"며 "올해 처음으로 IB 1기 졸업생을 배출하였는데, 응시 학생 전체가 IB 디플로마 또는 과목별 이수증을 취득하게 된 것은 정말 놀라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긍정적인 대학 입시 결과는 그동안 IB 고교의 대학 진학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표선고의 IB 교육 경험이 공교육 변화의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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