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사진=제주투데이DB)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사진=제주투데이DB)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총 길이 34km 도로 건설에 884억원을 투입한다면서 "‘사람·자연 중심’ 균형 있는 도로건설 추진"한다고 29일 발표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사람과 자연을 중심으로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인지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기만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자연 중심'으로 도로 건설을 추진한다는 것은 일면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도로 공사는 자연 훼손이 불가피하다.

제주도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제주도는 올해 지방도·구국도 등 도로건설 사업 10개 노선(총 길이=33.9㎞)에 884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에 비자림로 확장,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서홍동, 동홍동)·서성로 도로개설공사, 제안로(제주공룡랜드-1100도로), 회촌-신촌 도로개설공사 그리고 와산-선흘구간 선형개량, 광령-도평구간, 서귀포여중-삼성여고 도로 공사 등이 포함된다.

영어교육도시 제2진입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2단지) 진입도로 2개 노선(총 길이=6.18㎞)도 추진한다.

제주도는 "이와 함께 도로사업은 차량 중심보다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보행자 우선과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해 건강한 도민생활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어떤 계획을 담고 있는지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양창훤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도로사업 시행으로 교통난 해소와 함께 사람 중심의 도로, 제주다운 도로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지만, '제주다운 도로'가 무엇인지, 사람 중심의 도로를 어떻게 조성하겠다는 것인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이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정책국장은 "884억원을 도로공사에 투입한다 했는데 보행자를 위한 인도와 자전거 도로 조성, 가로수 조성에 써야 한다. 사람과 자연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결국 사람과 자연이 아니라 토건 기득권을 위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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