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8일 오후 1시 전국 농‧어업인과 진보정당 관계자 등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민 및 전국 농·어민 생존권 사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전국대회'가 열렸다. (사진=박소희 기자)
지난해 2월 28일 오후 1시 전국 농‧어업인과 진보정당 관계자 등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민 및 전국 농·어민 생존권 사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전국대회'가 열렸다. (사진=박소희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4차 해양방류를 시작한 것을 두고 제주 시민사회에서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및 CPTPP 저지 제주범도민운동본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인류의 일원이라면 지금이라도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4차 해양방류를 개시했다. 도쿄전력은 1차부터 3차 방류 때와 마찬가지로 오염수 7800t을 17일간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이번 방류로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1차년도 방류계획은 끝난다. 4차 방류까지 마무리 되면 도쿄전력이 방류한 오염수는 모두 3만1200t으로 집계된다.

이 단체는 이를 두고 "태평양을 이웃하는 국가들에게, 특히 가장 인접한 국가인 한국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다"며 "말 그대로 '안하무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해양투기로 바다생태계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단 한 번도 조사 및 검증한 적이 없다"며 "현재 과학자 대부분과 반대단체는 핵오염수 장기 투기로 인한 생태계문제를 우려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 "바다는 높은 생물다양성으로 지구생태계를 지탱하고, 푸른 지구를 유지하는 버팀목인데 자국 이익만을 위해 폐기물을 투기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는가"라며 "핵오염수는 누가 봐도 독성오염물질이자 폐기물인데 왜 투기를 용인해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한국 정부는 도대체 얼마나 더 바다를 오염시켜야 일본 정부에 투기를 하지 말라고 요구할 것인가"라며 "특히 제주는 바다가 없으면 제주다움도, 제주도민의 삶도 무너진다. 오영훈 도정도 정부가 못한다고 손놓고 있을 게 아니라 다양한 루트를 활용해 모든 대응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일본 정부의 4차 핵오염수 해양투기 즉각 멈춰라!

일본 정부가 후안무치하게도 오늘 4차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시작했다. 태평양을 이웃하는 국가들에 특히 가장 인접한 국가인 한국에 대한 고려나 존중은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대로 안하무인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버려지는 양은 지난 1~3차와 같은 7천800톤 규모다. 이를 17일간 바다에 버리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총 3만1천2백톤의 핵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지게 되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해양투기로 인해 바다생태계 등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단 한 번도 조사와 검증을 해본 적이 없다. 현재 과학자 대부분과 핵오염수 투기 반대를 외치는 단체들은 장기적인 핵오염수 해양투기로 인한 생태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와 비슷한 사례는 이미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메틸수은의 경우 먹이사슬의 위 단계에 있는 대형어류에서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참다랑어 등 대형어류 섭취를 어린이와 청소년, 임신부에 제한할 것을 한국 정부도 권장할 정도다. 미세플라스틱은 어떠한가? 미세플라스틱 역시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포식자에서 축적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게다가 일부 논문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이 삼중수소 등의 핵종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해서 더욱 위험하다는 경고도 있었다.

핵발전에 찬동하는 일부 과학자들과 일본 정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주장대로 희석하면 괜찮다면 메틸수은 문제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소명할 수 있는가? 이미 다 희석된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포식자에 축적되고 이것이 바다생태계를 위협하는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앞의 우럭에서 발견된 18,000베크렐의 우럭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장기간 오염된 생물을 먹이원으로 삼아 왔기 때문에 체내 농축된 결과이다. 이런 상황을 일본 정부만 외면하고 있다.

바다생태계가 무너지면 인류도 무너진다. 바다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나아가 높은 생물다양성으로 지구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하고 푸른 지구를 유지하는 중요한 버팀목이다. 나아가 우리 인류에게 식량 공급은 물론 휴양과 여가를 제공하며 심신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중요한 공간에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폐기물을 투기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는가? 지금 당장 바다에 막대한 쓰레기를 버린다고 하면 이를 용인할 국가가 존재하는가? 핵오염수는 누가 봐도 독성오염물질이자 폐기물인데 왜 이에 대한 투기를 용인해야 하는가? 일본 정부가 인류의 일원이라면 지금이라도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또한 한국 정부에도 요구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바라만 볼 것인가? 이미 바다에 뿌려진 오염물질로 인한 피해가 막대한 상황에 방사능물질까지 우리 바다를 오염시켜야 한다는 말인가? 더는 바다를 오염시키지 말자고 바다에 육상폐기물 등을 투기하지 못하도록 국제적 협약까지 하지 않았는가? 더 이상의 바다의 황폐화를 막자고 전 세계 바다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고 국제사회가 약속한 이유도 바다 심각한 오염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플라스틱을 규제하자는 국제적 움직임도 결국 바다에 막대한 플라스틱 오염이 발생했기 때문이지 않은가? 도대체 얼마나 더 바다를 오염시켜야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하지 말라고 요구할 것인가?

사면이 바다인 제주도는 바다라는 공간에 기대어 산다. 바다가 없으면 제주다움도 없고, 제주도민의 삶도 무너진다.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가 이웃국가의 시민들을 고통을 직시하고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전면 철회하길 바란다. 한국 정부도 그저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고통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즉각 일본 정부에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요구하여야 한다. 오영훈 도정에도 요구한다. 정부가 못한다고 그저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외교채널과 루트를 활용하여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10년 후, 20년 후 오염된 바다를 보며 후회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장 내일을 위해 오늘 싸워나가야 한다. 우리는 일본 정부가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중단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싸워나갈 것이다. 정부를 움직이고, 제주도정을 움직이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래에 가서 하는 후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국 정부와 제주도정은 지금 당장 움직여라! 그것이 도민의 민의다!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및 CPTPP 저지 제주범도민운동본부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