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29일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지적하며 "늘봄 우선학교를 축소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독자 제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29일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지적하며 "늘봄 우선학교를 축소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독자 제공)

다음달 새학기부터 제주도내 55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되는 가운데, 교원단체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축소 운영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도교육청은 다음달 4일부터 '2024학년도 상반기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늘봄학교는 아침수업 전인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원하는 학생에게 다양한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국가교육책임 강화' 차원에서 마련됐다. 늘봄학교 도입시 기존 별개로 운영되던 방과후학교와 돌봄은 하나의 체제로 통합된다. 

도내 초등학교 113교 중 1학기에는 55개교(제주 35개교, 서귀포 20개교)에서 운영된다.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도입된다. 다음해부터는 2학년까지, 2026년부터는 모든 학년에 늘봄학교를 실시하는 등 점차 대상이 늘어난다. 

도교육청은 지난 15일부터 늘봄 공간 및 인력 확보 현황, 프로그램 준비 상황, 초과 수요 발생 여부 등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다음달 내로 모든 현장 점검도 거친다는 계획이다.

늘봄학교 기간제교사로는 이날 기준 목표 55명 중 45명이 채용됐다. 도교육청은 4차 공고를 내고 새학기 전까지 나머지 10명 채용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원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교사는 대부분 '중등교사'인데도 초등 교과 전담 수업을 담당해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초등교육의 전문성도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이날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지적하며 "늘봄 우선학교를 축소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수업이 목적이 아니라 '늘봄학교'라는 업무를 목적으로 사람을 무리하게 채우니 발생하게 되는 문제"라며 "이는 '교원자격 검정령'을 위배하는 것이며 초중등교육법의 교사 자격 기준에서 규정하는 교사의 자격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초1 예비 학부모 약 34만명 중 15.4%가 참여한 늘봄학교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80%를 넘는 응답자가 참여 희망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희망시간을 보면 정규수업 이후 5시까지"라며 "모든 학교를 합산한 수치로 학교별로 나누면 저녁 5시 이후 학교에는 소수의 어린이만 남는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산과 인력을 투입, 늘봄학교를 무리하게 추진할 게 아니라 마을돌봄이 이뤄지도록 지자체와 협력한 돌봄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국정과제라면 국가에서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늘봄 기간제교사의 자격증(과목) 유무 확인, 기간제교사가 담당하게 될 과목, 시수, 평가 등 학교별 운영 실태조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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