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현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선거구 후보의 과거 SNS 게시글. 지난 2021년 4월 7일 게시글에는 4.3을 폄훼.왜곡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 조수연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조수현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선거구 후보의 과거 SNS 게시글. 지난 2021년 4월 7일 게시글에는 4.3을 폄훼.왜곡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 조수연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제22대 총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후보자가 과거 제주4.3에 대한 왜곡·폄훼 주장을 편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에 제주사회는 공분하고 있다. ·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태영호(서울 구로을)·조수연(대전 서구갑)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4.3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왜곡한 태영호 국회의원을 제22대 총선 구로구을 선거구 후보로 확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조수연 후보를 대전 서구갑 선거구 후보로 내세웠다. 문제는 조 후보가 태 의원과 같은 취지의 망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조수연 후보는 지난 2021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사 일부를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문 당시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4.3에 대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국가 권력은 폭동, 반란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발언했다.

조 후보는 이를 언급하며 "어이가 없다. 당시 제주 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라며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라고 4.3을 웨곡.폄훼했다.

4.3기념사업위는 이를 두고 "'4·3 학살 주역'인 이승만 기념관 설립 추진과 미국 이승만 동상 설립 시도만으로는 부족한 것인가"라며 "국민의힘 일부 공천자들의 부적절함이 76주기 4·3을 맞는 제주도민들에게 봄날의 햇살이 아닌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단체는 "국민의힘은 4·3유족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소송까지 당하고 있는 태영호 국회의원을 공천했다"며 "태 의원은 여전히 단 한마디도 자신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의원은 지난 2월 12일 제주4·3평화공원 참배 이후  "4·3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왜곡한 후 이틀 뒤 이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사진=태영호 페이스북 갈무리)
태영호 의원은 지난해 2월 12일 제주4·3평화공원 참배 이후  "4·3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왜곡한 후 이틀 뒤 이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사진=태영호 페이스북 갈무리)

또 "이것도 모자라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자인 조수연 후보의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며 "조 후보의 역사인식도 당황스러우며, 역사적 사실과 다른 막말을 한 태 의원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과연 이들이 공당의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이런 후보들을 공천하면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입장인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태영호.조수연 후보의 공천은 제주도민에게 봄이 오는 길목을 막고 분노를 키우는 일"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이들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라"며 "그 길만이 올해로 76년을 맞는 제주4.3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의 그릇된 역사인식에 아연실색할 뿐"이라며 "태영호 의원과 '4.3은 격이 낮다'고 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에 잇따라 조 후보는 4.3 희생자와 유족, 도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이번 사태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국민의힘 인사의 제주4.3 망언은 일일이 열거하기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이에 대해 공식 성명.논평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4.3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라며 "우리는 제주4‧3을 흔드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하고 제주의 진정한 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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