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제주감귤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www.asahi.com )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계 독립행정 법인의 연구 결과, 지구온난화가 현재의 속도로 진행되면 2060년쯤에 사과와 귤의 주산지가 재배에 적합하지 않는 지역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배 시기를 늦추거나 하우스를 이용해 기후변동에 대응하기 쉬운 벼나 야채와는 달리 과수는 대응이 어렵다는게 그 이유다.

이에따라 일본 농수성은 고온에 견딜 수 있는 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농업·생물계 특정산업기술 연구기구인 과수연구소(이바라키현 츠쿠바시)의 스기우라 토시히코(빈 주임연구관은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제3차 보고의 기본으로 되어있는 기후모델 넷을 병용해 온도변화를 계산한 결과 60년에 연평균 기온은 2.2℃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과수연구소는 또 농수성의 기준을 준용해 사과 경우 연평균 기온 7-13℃, 귤은 15-18℃로 설정해 현재의 적지가 어떻게 바뀔까 조사했다.

이 결과 아오모리.쓰가루 평야 등 사과 주산지가 적합치 않은 지대로 변했고, 귤(시즈오카, 와카야마 등) 역시 바다에 가까워 일조가 좋은 경사면에 있는 주산지의 대부분이 적지로 부터 제외됐다.

이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지역의 경우 비슷한 현상을 보일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스기우라씨는 "온난화는 과일 생산의 환경을 크게 변화시키는 아주 위협적인 요소"라며 "원할한 과일 생산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아사히 신문은 소개했다.

제주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일을 만드는데 있어 기온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기온이 낮으면 과수가 시들거나 과일의 맛이 나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온이 높으면 색채나 저장성이 나빠지며 색채가 떨어지면 당연히 상품성이 하락한다"고 지적했다.

▲제주 등 국내는 안전한가?

국내에서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가 아열대화(亞熱帶化)로 치달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생태적 변화들을 예고하는 분석 보고서들이 잇따라 발표된 바 있다.

농업과학기술원의 윤성호 박사(농업생태과)는 1998년 발표한 '기후 변화에 따른 농업 생태계 변동과 대책'이란 보고서에서 "향후 100년 내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로 증가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2.0∼2.5℃ 상승할 것이다"며 "대구 등 영남 분지의 평균 기온은 현재의 제주도와 비슷한 15℃ 정도로 상승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사과는 연평균 기온이 13℃ 이하인 곳에서 재배되는 특성으로 인해 대구와 칠곡 등은 더 이상 사과의 주산지로서의 명성을 누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윤성호 박사는 또 "감귤 주산지인 제주지역은 감귤 재배적지의 변화와 함께 아열대과수가 재배  가능한 지역으로 변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립 수산 진흥원의 한상복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이 개최한 심포지움에서 "한반도 주변 바다가 아열대화의 초기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박사는 80년대 전반 5년과 90년대 전반 5년의 어획량을 비교한 결과, 고등어, 멸치,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30∼350% 증가한 반면, 명태와 대구 등 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85% 이상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생물학자들은 기온 상승으로 서식지를 이동하게 되는 식물들이 화분 매개 생물이나 적당한 씨앗의 전파자를 찾지 못해 멸종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식물학자들은 "식물이 서식지를 옮길 수 있는 속도는 보통 연간 2Km정도가 된다"며 "온도 변화가 너무 빠를 경우 식물들이 그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