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제주지역 건설경기. 건축허가와 건설수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건설업체수는 급증하고 있어 '동반몰락'위기감이 업계에 감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도’아니면 ‘모’식의 한건주의 경영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역경기 침체로 인해 마땅히 해 볼 게 없다는 인식이 지역경제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건설업은 올 상반기(1~6월)중 70억5200만원의 부도액을 냈다. 업종별 전체 부도액 166억200만원 가운데 42.5%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고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도표참조>

특히 5월과 6월의 경우 각각 월중 22억5500만원(업종별 비중 66.7%)과 17억5400만원(// 58.3%)을 내는 등 갈수록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건설업의 경우 일반 제조업보다 고용 창출은 물론 산업연관 효과가 큰 업종이다.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건설현장의 일용직은 일반 서민들이 비교적 쉽게 취업할 수 있는 생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역건설 불황의 장기화는 건설업체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 악재 계속

가장 큰 문제는 지역경제가 장기불황에 허덕이면서 미분양 공동주택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 제주시가 2002년 공동주택에 대한 주차장 설치기준을 대폭 강화키로 하자 건설업체들은 부설주차장 기준이 바뀌기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고 올해 신구간(제주지역 고유의 이사철)을 겨냥해 매물을 대거 쏟아냈다.

게다가 올초 국제 고철 값 급등으로 철근 내수 가격이 크게 올라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철근 값이 지난 연말에 비해 두달새 50%이상 오른 것. 업계 관게자는 "미분양 물량을 담보로 잡아 은행돈을 쓰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이자를 내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 '모' 아니면 '도'

이같은 경영난 속에서 신규업체수는 계속 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신설 법인은 모두 176개. 이가운데 건설업이 50군데로 가장 많다.

건설업의 이같은 현상은 특히 도·시·군에서 발주하는 공사들이 경제 활성화를 들어 상반기에 몰리는 것도 건설업 창업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수주액이 한정된 데다 업체 난립에 따른 나눠먹기 식의 경영으로 인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모'아니면 '도'식의 한건주의 경영도 건설업계 수주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 대책은?

겨울 잠(冬眼)을 자는 건설경기에 ‘군불’지펴라!

방법은? 건설경기가 악화될수록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건설업계의 사업 다각화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집약적인 건설업의 특성상 지역 업체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한계에 직면할 수 없다.

당장은 공사 수주물량의 절대 적인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원도급이든, 하도급이든 지역 발주공사에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 건설업체의 수주기회의 확대를 통한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을 위해 지역의무 공동도급비율 확대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지역 건설업계도 자본과 기술 확보에 게을러서는 안된다. 자본과 기술 확보 없이 수지타산 맞는 공공공사를 따내는 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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