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강호. <뉴시스>
‘송강호가 나와서 관심을 끄는 것인가, 관심 있는 영화에 송강호가 나오는 것일까.’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만큼이나 대답하기 애매한 명제다. 송강호(42)가 나오면 주목했고, 주목하는 영화에 송강호가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배우’란 칭호에 송강호는 부족함이 없다.

‘괴물’,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때도 그랬고, ‘박쥐’에서도 어김 없다. 미디어를 위한 시사회장에서 여실히 드러난 현상이다. 영화관 전체를 빌리다시피했지만, 티켓은 금세 동이 났다. 봉준호, 김지운, 박찬욱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과 동반자 송강호의 시너지 효과는 이 정도다.

송강호도 알고 있다. ‘놈놈놈’과 ‘박쥐’ 사례를 언급하자 “괴물 때도 그랬어요”라고 상기시킨다. 그 즐거운 매진 사태를 송강호는 땀냄새와 체취에 비유한다. 불쾌하면서도 유쾌한 관객들의 체취와 온기를 송강호는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

“참 기분 좋은 일이예요. 극장에 들어가서 영화를 보면 사람의 체취, 땀냄새가 있잖아요. 다닥다닥 붙은 자리에서 체취를 느끼면서 영화를 감상한다는 것이 묘한 느낌이더라고요. 그런 느낌은 배우로서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관심 가져 주시고 성원해주신다는 증거니까 얼마나 감사해요.”

프랑스 칸에서도 송강호는 익숙한 얼굴이 됐다. 2006년 ‘괴물’, 2007년 ‘밀양’, 2008년 ‘놈놈놈’으로 3년 연속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다. 올해는 ‘박쥐’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또 다시 칸의 초대를 받았다.

‘대한민국 남자배우는 송강호밖에 없느냐’고 오해할 정도로 송강호·송강호·송강호·송강호다.

송강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최민식 선배님도 두 번이나 경쟁에 들어갔고, 홍상수 감독님 작품들의 김상경씨나 유지태씨, 김태우씨도 칸에 갔었어요. 제가 연달아서 많이 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배우들도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라고 정리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계 작품 역량이 그만큼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다는 증거죠”라며 뿌듯해 하기도 한다.

이쯤이 영화 ‘박쥐’가 애당초 칸 영화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박쥐’ 언론시사회를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발표 다음날로 잡은 타이밍 역시 기막히다.

송강호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린다. “경쟁뿐 아니라 비경쟁에 오는 작품들 가운데도 어마어마한 것들이 있는데, 경쟁에 들어간다는 건 예상을 할 수가 없는거지. 아무리 박찬욱 감독이라지만 짐작을 할 수가 없어요”라며 웃는다. “으하하하.”

봉준호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과 ‘괴물’, 박찬욱 감독과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등에서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두 감독을 개인적으로 비교도 했다.

일단 “으하하하” 한 번 웃은 다음, “봉준호 감독이 박지성 세대와 최순호 세대로 비교했대. 나는 박지성 세대고, 박 감독은 최순호 세대라고. 하하. 그 말은 봉준호 감독의 박 감독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해요. 박 감독님은 비교할 정도의 감독이 아니라는, 이미 거장이라는 겸손의 말이죠“라고 봉 감독의 발언부터 해석한다.

송강호의 생각은 이렇다. “두 분의 공통점은 호인이란 거예요. 배우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연기하게끔 자유롭게 내버려둔다는 게 공통점이예요”라면서 “다른 점은 작품 세계가 우선 다르고, 박찬욱 감독이 술을 조금 더 잘 마신다는 것?” 정도밖에 떠올리지 못했다.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는 충격적인 성기노출을 감행했다. ‘합성일거야’, ‘잘못 본 걸거야’ 눈을 씻고 다시 보면 사라질 정도로 짧은 장면이다.

송강호는 “시나리오 나왔을 때부터 얘기가 됐던 거고, 가장 강렬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감독님이나 제가 고민을 전혀 안 한 건 아니지만, 별다른 이견이 없었어요”라며 노출신을 설명한다.

대중이 느낄 충격, 충분히 예상했다. 그래도 “충분히 관객분들도 왜 저렇게 해야만 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믿는 송강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약간 당황스럽겠지만, 어떤 의도였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합성이 아닐는지…. 송강호은 답했다. “그런 걸 뭐 합성하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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