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A(H1N1)가 앞으로 수개월 뒤에 다시 더 치명적인 형태로 2차 유행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3일 경고했다.

WHO의 마거릿 챈 사무총장은 이날 지금까지 유행하고 있는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초기 우려했던 것보다도 더 온화한 상황을 보였다고 진단하면서 "그러나 수 개월내에 더 치명적인 형태로 다시 역습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챈 사무총장의 발언은 그동안 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멕시코와 미국의 질병 담당자들이 신종 플루 상황이 다소 수그러들고 있다는 언급이 나온 이후 가진 첫번째 기자회견에서 이뤄진 것으로, 현재 이 질병의 확산이 완화됐다는 의미와 다시 역습해 올 수 있다는 경고의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9개월 전에 이미 플루의 대유행을 경고했던 적이 있었던 챈 사무총장은 이번에는 북반구의 독감의 계절이 끝나가는 단계에서 "이번 바이러스의 초기 발생은 다소 온화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2차 유행에서는 지난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처럼 더 치명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은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판단, 독감 바이러스의 만연 상황은 이제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밝혔으나 "이제 이 전염병은 다시 2차의 대물림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다시 변형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챈 사무총장은 현재 멕시코에서는 일부 사망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우려보다는 적었고 멕시코 밖에서 치명적인 경우가 적었다고 해서 이번 대확산의 위험이 지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과학자들은 질병의 감시 활동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녀는 또 초기 단계에서 멕시코 당국이 각 국에 대해 이번 질병의 자료를 늦게 보낸데 대해 "멕시코는 매우 당황했었으며, 지금은 모든 국가들이 이에 대한 정보를 많이 입수했을 것"이라 면서 "멕시코는 이번 질병 대처에 매우 협조적이었으며, 확산 방지에 노력했고 분석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이번 경우에서 보여진 것처럼 여행 금지 등의 조치는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록 특정 국가가 개별적인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이는 국민들로부터 옳다는 공감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중국의 조치를 은근히 비난했다.

챈 사무총장은 이어 의약품 회사들에게 이번 질병 확산 단계에서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더 싼 값의 약품 공급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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