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여성의 신체가 병원균과 싸울 때 면역체계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C가 13일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의 연구자들은 먼저 염증 발생을 막는 '캐스파제(Caspase)-12' 효소에 주목하고 이 유전자가 부족한 쥐에 이 효소를 주입할 경우 전염병에 저항하는 능력이 강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자들은 사람의 캐스파제-12 유전자를 숫쥐와 암쥐에 각각 주입한 결과 이식했고, 오직 숫쥐우에서만 감염에 대한 저항 능력이 커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암쥐의 경우 자체적으로 생성한 에스트로겐이 인간 캐스파제-12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했다고 결론내렸다.

아울러 연구자들은 에스트로겐이 캐스파제-12 효소의 활동을 막기 위해 이들을 묶어두는 장소의 정확한 위치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맥길 대학의 마야 살레 지도연구자는 "이러한 결과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강한 염증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들 연구자들은 여성들이 출산과 양육이라는 자신들의 주요 역할을 위해 더욱 강한 면역체계를 서서히 진화시켜왔을 것으로 믿고 있다. 또한 이들은 유전 조작을 이용한 면역체계 강화에 관한 새로운 가능성의 길을 열었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번 결과와 관련, "남자들이 여성호르몬을 이용한 치료를 수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캠브리지 대학의 레슬리 냅 박사는 "전염에 대항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신체적 증거가 있다"며 "여자는 남성보다 전염에 대해 더욱 강하게 반응할 수 있고,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 국립과학아카데미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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