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고교 논술경시대회 수상자들이 22일 한자리에 모였다.
제8회 전도 고등학생 논술 경시대회 시상식이 22일 제주대학교 본관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경시대회에서는 신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장수정 학생이 대상을 수상했다.

경시대회는 지난17일 제주대 국어국문학과와 국어문화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12개 고교에서 220여명이 참가했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금상=제주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문수환,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2학년 현승아 

▲은상=제주제일고등학교 3학년 김진석, 서귀포고등학교 3학년 윤동환,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 김숙희 

▲동상=제주사대부설고등학교 3학년 부다운, 3학년 김리은, 서귀포고등학교 2학년 박종원, 제주여자고등학교 2학년 고지연, 남녕고등학교 3학년 장지웅, 남주고등학교 2학년 문한결, 제주제일고등학교 2학년 강승헌,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 문지영, 3학년 강나래, 서귀포여자고등학교 2학년 송란미. <제주투데이>

논술 경시대회 대상작

아나키즘, 즉 무정부주의는 상부에서 군림하는 권력 없이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사회를 뜻한다.

서양에서는 바쿠닌이 무정부주의를, 동양에서는 노자가 소국과민을, 한국에서는 의열단이 아나키즘을 주장했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기본인 그들의 사상은 민중의 자체적 통치 능력을 믿는다. 그리하여 개인을 속박하는 국가라는 체제를 부정한다.

오히려 인위적 통치가 사회를 교란시키므로 무위적 통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아나키즘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장되었으나 실현된 바가 없다. 국가는 전 세계 어디서나 건재한 통치 체제이며 사회 조직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이상이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나키스트들의 주장의 일차적 전제는 ‘성선설’이다. 그러나 인간은 착하기도 악하기도 한 행위의 이중성을 보인다. 또한 인간의 자유 의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발현된다. 이는 스스로에게는 합리적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것은 아나키즘과 공산사회의 공통분모인 ‘공유 사회’의 실현을 막는 요인으로 이어진다.

개인의 욕구를 고려하지 못한 평등한 분배는 오히려 사회를 퇴보시킨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구와 이익이 보장되기를 바라며, 좀 더 발전한 사회에서 생활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인간은 권리를 지켜줄 국가를 필요로 하고 끊임없이 사회를 발전시킨다.

이러한 인간의 욕구는 자연 보호는 생각지 못한 채 파괴적 발전을 지속시켰다. 결국 인류를 넘어선 더 큰 공동체로의 발전인 ‘자연과의 합일’은 찾아볼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또한 아나키스트가 주장하는 ‘인류 공동체’의 오류는 바로 ‘인류’라는 용어 속에 있다.

친목이나 사회 공익을 위해 만들어지는 자발적 결사체도 그 규모가 커지면 관료제화 된다. 위계질서가 생기고 구성원을 구속하는 체제가 만들어진다. 노자가 ‘소국과민’을 주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적은 국민이 있을 때 실현 가능한 것이 바로 자발적인 공동체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생각이 그저 이상에만 머물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들의 주장에 가장 큰 걸림돌은 악한 사람들이다. 현대 사회의 지나친 개인주의의 병폐인 이기주의는 이 사회에 불신이 만연하게 했다. 불신은 다시 서로에게 신의를 잃은 악한 사람을 낳았다.

따라서 인간의 순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의 회복이 우선이다. 상호 믿음이 생기면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고 이것은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된다.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노자의 무지한 백성―탐욕이 없는 백성―들이 모인다면 무정부주의도 성공할 가능성을 가진다.

이러한 상태에서 공자와 토머스모어가 주장한 이상 사회의 평등한 사람들과 재화의 공평 분배 실현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인류 공동체에서 더 확산하여 슈바이처가 주장하는 모든 것에 대한 경외심을 위한 자연과의 일체도 필요하다.

인류가 자행해 온 정복 지향적 개발에서 탈피해 지속 가능한 개발을 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욕구까지도 고려되므로 아나키즘은 현실성을 지니게 된다.

이렇게 집단의식.공동체의식의 발현을 통해 아나키즘의 장애를 뛰어넘고 상부상조의 전통을 더한다면 평화로운 인류공동체 건설이 더 이상 공상이나 몽상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장수정.신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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