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우리는 염치없게도 당신의 죽음을 지렛대 삼아 우리의 현실을 바꿔보려고 합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숨진 교사의 49재인 4일 오후 6시 30분. 검은 옷을 입은 '선생님'들은 추모제가 시작하기 30여분전부터 이곳에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붐볐다. 오랜만에 동료를 만나 이야기 하는 교사들의 웃는 얼굴에는 수심이 깔려 있었다.

문화제가 시작할 즈음에는 검은 옷들이 도교육청 주차장을 빼곡히 채웠다. 문화제가 시작한 이후에도 추모 물결에 동참하기 위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행사장 주변을 둘러쌀 정도였다.

'아동학대법 즉각 개정하라', '교권보호 장치 마련하라'는 문구가 쓰여진 피켓 1000장은 금새 동이 났다. 스크린에 띄워진 추모영상과 동료 교사의 발언이 이어지자 곳곳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이날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특히 이날은 교사단체들이 명명한 '공교육 멈춤의 날'이다. 전국 교사들은 앞서 대규모로 연가.병가 등을 통해 우회적 파업을 계획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2000명에 가까운 교사들이 이같은 행동에 참여하며 추모제에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더이상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제주도교육청이 보다 실효성 있는 교권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박지희 기자)

도내 현직 초등교사인 A씨는 "동료 교사의 소식을 들은 날, '교사는 죽더라도 학교에서 죽어야 하냐'며 자조했던 기억이 난다"며 "무기력한 패배주의와 체념, 방관은 관두고 이제는 '사람이 사람에게 보여야 할 태도는 존중'이라고 외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도내에서 16년째 교사를 하고 있다는 B씨도 "그동안 다른 선생님들이 어떤 힘듦을 겪는지 무관심한 채로 교실 안에서 자기만족을 하며 살아왔다. 사실 알아도 모른 척 지나쳐버렸는지도 모른다"며 "선배 교사로서 조금 더 나은 교직을 만들지 못해 서이초 동료교사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4년차 초등교사 C씨도 "교사 한 명의 죽음은 오로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다"며 "교사의 행복은 학생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실천은 거창한 게 아니라 함께 목소리를 내고, 꾸준히 교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이날 추모제에는 김광수 도교육감과 고의숙 교육의원 등도 참여했다. 김 교육감은 "선배 교사로서 서이초 선생님이 꿨던 꿈을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가슴이 저린다"며 "이날 선생님들의 교육활동 회복에 대한 호소는 우리 학교 현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외침이 결실을 맺어 선생님이 존중받고, 학부모님은 존경을 받는 학교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으로 힘찬 미래를 열어나가길 기대한다"며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 입법 활동 등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6개 교원단체가 주최한 '9·4 추모문화제'가 4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박지희 기자)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