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카파도키아 괴레메 고대도시유적(사진출처=픽사베이)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괴레메 고대도시유적(사진출처=픽사베이)

제주도의회 미래환경특별위원회가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에 5박 7일 일정으로 출장을 다녀왔지만 미래환경특위의 활동 방향과 무관한 관광지 답사에 많은 시간을 소요한 것으로 확인된다.

미래환경특위는 지난 11월 3일부터 9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 일대를 다녀왔다. 10명의 의원이 함께 했다. 이들을 수행하는 의회사무처 직원 5명과 제주도본청 및 행정시 공무원 3명, 제주도 개발공사 경영기획본부장도 동행했다.

미래환경특위는 튀르키예 출장의 목적으로 ‘탄소중립과 미래의 친환경 사회 조성을 위한 탈플라스틱 정책 사례와 친환경 교통수단 활용 사례 등 도외 CFI2030 정책해법 모색’을 들었다. 쉽게 말하면 제주도에 반영할 수 있는 쓰레기 처리 방안와 교통 문제 해결 방안을 살펴 보겠다는 것. 그러나 튀르키예는 심각한 폐기물 처리 문제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로 거론되어 왔다. 출장 대상 설정부터 잘못됐다.

튀르키예는 폐기물 처리 선진화는커녕, 오히려 유럽의 쓰레기 수입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국가다. 유럽의 저렴한 '폐기물매립장'이었던 셈. 현재는 다를까? 분리수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환경특위 공무출장 보고서 역시 “폐기물 처리에 있어서는 제주의 시설과 정책 등이 (튀르키예보다) 우수했음”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선진국가 답사 방식의 출장이지만 애초 사전 조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환경특위는 출장목적으로 “탈플라스틱 정책 사례와 친환경 교통수단 활용 사례 등을 통해 탈탄소사회 국제 흐름 파악과 도의 CFI 2030 정책 해법 모색”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답사를 통해 정책 해법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따른다.

(사진=미래환경특별위원회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
(사진=미래환경특별위원회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

미래환경특위는 환경, 에너지, 교통, 농수축산업’의 주요 ‘탄소중립정책’ 제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위원회다. 하지만 이번 출장 일정에는 카파도키아 관광지 답사 이틀에, 이스탄불 ‘발랏’ 도시관광지 답사도 하루 포함됐다. 출장보고서를 보면 위원회 활동 범위에 걸맞은 시설 방문은 7일 중 단 2회에 불과했다. 해양쓰레기처리현장 견학 및 이스탄불 쓰레기 처리 기관 방문이다. 관광지 답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외에 위원회 활동 범위로 봐줄 수 있는 활동은 ‘트램 체험’ 정도다. 위원회가 체험한 튀르키예의 트램은  전선을 이용하는 가선 트램이다. 수소트램, 전기배터리 트램 등 무가선 트램이 도입되고 있는 시점에서 익히 잘 알려진 트램 체험이 어떤 정책 제시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사진=미래특별위원회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
(사진=미래환경특별위원회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

이번 출장 건을 심사하기 위해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가 열렸을 때 심사위원장이 튀르키예의 트램이 수소 트램인지 물었을 정도다. 환도위전문위원실은 “친환경 탈플라스틱 정책 사례와 친환경 교통수단 활용 내용들을 중심으로 선진국가 튀르키예를 선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대중교통이나 폐기물 처리에 있어 선진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이다. 극심한 교통 문제, 폐기물 처리 문제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미래환경특위가 애초 출장 대상 국가를 잘못 선정해 카파도키아와 이스탄불 관광에 혈세를 쓰고 왔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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