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제주학사에 오고 인생에서 할 인사는 거의 다 하던 때가 있었다. 바로 처음으로 한라산을 등반할 때였다. 한라산을 처음으로 올라갔기에 정상에 올라가면 어떤 경치가 펼쳐져 있을지, 또 얼마나 힘들지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상에 도착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는데 가면서 뜻밖의 것을 얻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힘내세요’와 같은 인사가 다른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올라가며 마주치는 분들마다 “안녕하세요!” 하며 올라가고 그분들은 “힘내세요! 거의 다 올라왔어요!” 같은 인사로 응원으로 맞받아 주시며 우리에게 힘을 주시기도 했다. 같이 올라가는 분들에겐 “파이팅 합시다!” 하며 같이 힘을 나누기도 했다.
같은 목적을 갖고 가는 사람에겐 이와 같은 것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때 깨달았다. 그리고 인사를 할 때에 밝게, 힘차게 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인사를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힘이 들 때 힘듦을 그대로 따라가 머릿속에 ‘힘들다’라는 생각만 하게 되면 표정과 몸짓에 그 마음이 그대로 나오게 된다. 만약 그 상태에서 인사를 했더라면 상대방은 억지로 인사를 한다고 생각하고 힘을 주기는커녕 힘을 빼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힘듦을 맞이해도 그걸 즐기고 오히려 이 힘듦을 겪고 이겨내면서 내가 무언가를 얻게 될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힘들 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들고 땀이 나도 웃으며 사람을 맞이하고 파이팅도 외치면 덩달아 자신도 힘이나 더욱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정상에서 다시 내려갈 때는 올라오시는 분들에게 거의 다 왔다는 말을 해드리고 파이팅을 외쳤는데 사람들이 ‘감사합니다‘하고 이야기해 주시면 왠지 모르게 뿌듯함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렇게 뜻밖의 곳에서 중요한 것들을 얻게 되니 ’인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인사를 하고 감사를 전하는 인사를 하기도 하는 등등 수많은 상황에서 인사를 하지만 너무 무의식 속에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인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부모님이 일어나시면 “안녕히 주무셨어요?”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인사가 가족관계에서부터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또, 내가 육지에 있었을 때도 엘리베이터에서 아니면 버스 기사님께 인사를 하자는 광고를 많이 봐왔었는데 정작 진짜로 인사를 한 적은 한두 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주학사에 오고 한라산에서 그렇게 중요한 것을 얻게 되니 마을에 모르시는 어르신분들에게도 인사를 하고 다니고 반갑게 한 사람을 맞이한다는 마음으로 밝게 인사한다. 지금 생각하면 ’안녕하세요‘라는 그 짧디짧은 다섯 글자가 왜 안 나왔었는지 과거의 내가 후회되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들께 인사의 중요성을 알려드려서, 오늘 한 번 엘리베이터에서나 마주치는 분들에게 밝게 인사해 보는 게 어떤지 제안하는 것이다. 오늘 바로 해보는 게 어떨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한지형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 선흘에 있는 제주 볍씨학교에 다니고 있는 16살 한지형입니다. 제가 이번에 이야기할 것은 우리에게 매 순간 이뤄지고 있는 ‘인사’에 관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