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28일 제주도내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를 받고 있는 일당 박모씨(사진)와 김모씨, 김씨의 아내 이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박씨.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28일 제주도내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를 받고 있는 일당 박모씨(사진)와 김모씨, 김씨의 아내 이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박씨. (사진=박지희 기자)

경영권을 노리고 제주도내 유명 음식점 대표를 청부살인한 주범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16일 강도살인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56)씨, 김모(51)씨, 김씨의 아내 이모(46)씨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김씨는 지난 12월 16일 제주시 오라동에 위치한 피해자 A씨의 주거지에 침입, 숨어 있다가 피해자가 귀가하자 둔기로 살해한 뒤, 명품가방 등 1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도내 유명 음식점 대표인 50대 여성이다. 

주범 박씨는 이같은 범행을 주도한 혐의를, 이씨는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8년 A씨를 우연히 알게 된 박씨는 그와 가까워졌다. 사업 과정에서 금전적 어려움을 겪던 A씨에게 자신의 땅과 A씨의 건물 등을 함께 공동담보로 대출받는 등 수천만원의 재정적 지원으로 신뢰를 얻었다. 이러한 돈은 그의 내연 관계인 이성으로부터 빌리거나, 문중의 의사를 묻지 않은 토지 담보를 통해 마련됐다.

그러나 박씨가 A씨에게 3억원 가량의 빚을 지며 사이가 나빠졌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아차린 문중 측도 지난해 7월께 박씨와 A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박씨에 대한 신뢰를 잃은 A씨는 사업의 공동담보 제공 약정을 해지하고, 박씨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려고 했다.

검찰은 박씨가 A씨가 운영하는 음식점 사업 운영권과 거액의 경제적 이득을 얻지 못하게 되자, 경영권을 가로채려는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28일 제주도내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를 받고 있는 일당 박모씨와 김모씨, 김씨의 아내 이모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김씨 부부.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28일 제주도내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를 받고 있는 일당 박모씨와 김모씨, 김씨의 아내 이모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김씨 부부. (사진=박지희 기자)

한편, 피해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던 김씨 부부는 지난해 6월께 박씨를 알게 됐다. 박씨는 A씨 음식점 관리이사라고 기재된 명함이나 골드카드를 제시하는 등 이들에게 재력가 행세를 부리며 과시했다.

박씨는 김씨 부부에게 "A씨의 유명 음식점의 최대 주주"라고 속였다. 아울러 A씨가 자신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해주기로 했지만 약속 금액보다 한참 못미치는 금액만 줬다며 "피해자는 '꽃뱀'"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김씨 부부는 "범행 대가로 빚 2억3000만원을 갚아주고, A씨 소유 음식점 운영권을 주겠다"는 박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씨 부부는 범행 전 범행착수금 형태의 현금 3500만원을 박씨로부터 받기도 했다.

일당들은 그렇게 피해자 살해를 공모했다. 교통사고 유도나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의 방식을 박씨가 지시하면 김씨가 실행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나자 김씨 부부의 사기가 꺾였고, 박씨가 범행 의지를 강화하기 위한 금전적 제안을 하기도 했다. 결국 7차례의 시도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 측은 공판 과정에서 강도살인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김씨 부부에게 피해자 살해를 교사하거나, 공모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사기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특히 박씨 측은 사건과 관련된 증거들에 상당 부분 부동의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의 추정적 판단이 포함됐다는 점에서다.

김씨 부부 측은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공소사실의 살해 시점이 실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범행을 저지를 의도는 없었을 뿐더러 살해까지 이어지는 것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4월 3일 오후 2시 공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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