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공유합시다!"

공유는, 모두가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키워드이다. 이에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제주지역 사회적경제의 가치 확산을 위한 '2023 공유제주 기자단'을 모집했다. '공유제주 기자단'은 공유경제의 가치를 밝히고 제주 지역의 실천 사례를 둘러보며 공유의 가치 확산을 위해 제주가 나아갈 방향까지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모아서 나누는 책 공유플랫폼

잠자는 책을 모아서, 필요한 사람과 나누는 공유경제 모델을 실천하는 책 공유플랫폼이 있다. 책이 많아서 짐이 되거나, 아이들이 크면서 잘 보지 않는 책이 한켠에 쌓여 있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필요 없는 책을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해 주는 책 공유플랫폼을 서귀포 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 들러 쉽게 기증하고, 쉽게 나눔 받는 책 공유플랫폼 ’모앙‘이다. 이는 '모아서'라는 뜻의 제주어로 잠자는 책을 모아서 바꾸자는 공유플랫폼의 가치를 담은 이름이다. 

모앙은 서귀포 8개 도서관 (삼매봉, 중앙, 동부, 기적, 서부, 성산일출봉, 안덕산방, 표선) 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한켠에 작은 열린 책장을 만들어서, 누구나 쉽게 도서를 기증하거나 나눔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무인으로 운영되며, 도서 대장만 간단히 기재하면 이용할 수 있다.

(사진=김지혜)
(사진=김지혜)

재활용을 위해 새 자원을 투입 않는 현명함

서귀포 책 공유플랫폼 ‘모앙’은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공유경제는 자원과 공간을 재활용하거나, 최대한 이용해서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자는 개념인데, 제주에서는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서 환경적인 가치도 지킬 수 있다.

공유경제 플랫폼을 만들 때는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서 새로운 자원이 대규모로 투입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플랫폼을 알린다는 이유에서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팸플릿을 만들면 의미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모앙은 이미 있는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서 공유플랫폼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도서관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고, 무인 운영으로 추가적인 인력 투입도 없다. 각 가정에서 잠자고 있는 책들을 교환할 수 있는 열린 책장에 접근성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특히 대여가 아닌 나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훼손이 많은 어린이 도서나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원서들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사진=김지혜)
(사진=김지혜)

섬이라는 한정적 공간 ... 중요한 건 재활용 가치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공유의 가치가 매우 중요한 곳이다. 물류비가 비싸거나 구하고 싶은 물건을 쉽게 구하기 어려워서 중고물품거래 즉 자원 재활용 수요가 많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제주에만 있는 이사 기간인 '신구간'은 중고 가구나 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공유경제의 개념이 생기기도 전에도 중고물품 수요가 많아서, 제주대 게시판이나, 지역신문을 중심으로 공유와 재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진 바 있다. 제주도에서도 신구간에는 한시적인 중고시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 제주는 공유경제 대표 플랫폼인 '당근마켓'이 타 지역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는 곳이다. 예전 지역 커뮤니티를 모두 흡수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당근마켓은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단점이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은 접근하기 힘들고, 거리가 멀면 거래가 힘들다.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이다. 꼭 필요한 물건이나, 가격이 나가는 물건은 적극적으로 거래하지만, 잠자고 있는 자원의 재활용을 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김지혜)
(사진=김지혜)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은? 접근성 높이기!

모앙의 장점은 접근성이 좋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책장이라는 점이다. 

특히 도서관 안에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다. 지역사회에서 접근성이 좋은 도서관을 활용해서 공간의 활용도도 높이고, 이용자에게도 편리하다. 자주 도서관에 가는 사람은 집에서 더는 보지 않는 책을 도서관에 방문하면서 쉽게 기증할 수 있다. 

어린이 도서의 경우는 활용도가 더 높다. 어린이 도서는 가정마다 잠자는 책이 많고, 책을 나눔 받는 사람도 아이가 책을 훼손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용자, 운영자, 기증자 모두에게 부담이 없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개념에서 보면 직접적인 금전적인 거래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도서구입 비용이 많이 드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는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줄여준다. 공유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세화리 주문 도서관 이용자 A씨는 "모앙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보지 않는 책 30여 권을 나눔 하기 위해 표선 도서관을 찾았다"면서 "다른 플랫폼을 통해 나눔 하는 것 보다, 사진을 찍거나, 약속을 따로 정하지 않아도 돼서 도서관에 올 때마다 조금씩 나누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모앙의 열린 책장이 자리하고 있는 표선 도서관 한켠에서는 나눔을 받거나 쉽게 기증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모앙에 참여하고 있는 서귀포 8개 도서관 운영시간에 따라 다르다. (삼매봉, 중앙, 동부, 기적, 서부, 성산일출봉, 안덕산방, 표선) 각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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